4차 산업혁명은 ‘이동한다’는 모빌리티(mobility)의 개념도 바꿔가고 있다. 구글 등의 자율주행차와 우버 등의 공유차량 사례를 살펴보고 4차 산업혁명에서 모빌리티의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는 시도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한다.
‘인간과 시공간의 상호작용’을 새로운 모빌리티 개념으로 제시해보려 한다. 오프라인 현실세상은 시간·공간·인간의 천지인(天地人) 3요소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에서 현실과 가상이 융합해 인간과 시공간의 상호작용이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한다. 초연결 데이터를 통해 세상이 초융합되면서 초지능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자.
원격의료는 인간과 병원의 연결을 물리적 공간이동 없이 할 수 있게 해 미국의 경우 27%의 의료비 절감을 가능하게 한다. 한국의 경우에도 이동시간 절약과 비용 감소가 시범사업으로 입증된 바 있다. 더 나아가 최첨단 병원들의 의료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아프리카 병원에서 미국 첨단병원 수준의 진단이 가능해지는 원격 지능의료가 실현된다. 초연결 데이터를 통해 초융합된 초지능이 ‘의료 민주화’를 구현한 것이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은 연결로 인한 데이터의 지능화로 모든 분야에서 최고 전문성으로 상시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사회로 가는 길을 인도할 것이다.
이제 스마트모빌리티는 인간과 시공간이 데이터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자기조직화로 새롭게 정의하고자 한다. 자기조직화는 부분이 전체를 반영하는 홀론(holon) 현상과 부분에는 없는 특성을 발현하는 창발(emergence) 현상으로 특징지어진다. 예를 들어 내 몸의 60조개 세포들이 각각 내 유전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홀론 현상이고 세포에는 없는 인간으로서의 새로운 특성이 창발 현상이다. 홀론과 창발성은 기계에는 당연히 존재하지 않기에 기계 부품 하나를 아무리 분석해도 전체 설계정보는 나오지 않는다. 즉 자기조직화한 생명체는 부분과 전체가 상호 통합되나 외부 설계된 기계들은 부분과 전체가 완전히 다르다.
공유경제의 대명사인 우버를 살펴보자. 개별적인 우버 차량의 정보는 빅데이터화돼 전체 정보가 된다. 전체 정보는 개별 우버 기사들에게 공유돼 활용된다. 부분과 전체가 융합되는 홀론 현상이다. 그리고 우버 시스템은 전체 시스템 개선의 대안을 제시한다. 부분에 없던 특성이 발현되는 창발 현상이다. 이를 통해 전체는 스스로 최적화된다. 생명체가 가진 자기조직화 현상이 우버에서 등장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자율주행차는 환경에 최적화된 운행을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한다. 개별 차량의 데이터가 통합돼 전체 데이터가 되고 이들이 다시 공유되는 것이다. 공유 현상은 자율주행차에서도 데이터 공유라는 이름으로 동일하게 발생한다.
결국 ‘이동한다’의 요소인 인간·시간·공간을 데이터로 자기조직화해 인간을 위한 최적화를 추구하는 것이 스마트모빌리티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차량·철도·선박 같은 이동수단이 데이터화돼야 한다. 또 도로·철로·항만 같은 인프라가 데이터화돼야 한다. 그리고 인간의 이동목적인 서비스가 데이터화돼야 한다. 이동하지 않는 것도 스마트모빌리티이기 때문이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을 위한 현실과 가상의 융합이다.
시공간은 융합된다. 도시 전체의 무료 와이파이가 초연결의 인프라다. 미래 식당에 가면 내 친구가 과거에 다녀간 가상현실 메시지를 찾을 수 있다. 모든 모빌리티서비스는 누적 데이터의 평판기록으로 신뢰 수준이 평가된다. 모든 인간이 모든 인간의 모빌리티데이터를 통해 집단지능을 획득하는 스마트모빌리티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