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김동연-이주열 "시장 환율 존중…과도한 쏠림엔 대처" 원칙론

김동연 부총리-이주열 한은 총재 새해 첫 회동

원달러환율 급락에 원론적인 입장 재천명

부동산·가계부채·구조개혁 정책공조 공감대

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재정기획부 장관(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총재가 밝은 표정으로 조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호재기자.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재정기획부 장관(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총재가 밝은 표정으로 조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호재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원화 강세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환율을 존중하되 과도한 쏠림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원칙을 재천명했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새해 첫 조찬회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번 만남은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이 총재는 ”최근 (과도한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매일 환율 동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적극적인 외환시장 관리 필요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기재부나 한은이나 외환시장에 대한 일관된 입장이 있다“며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존중하되 과도한 쏠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원칙은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도 ”이 총재와 같은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부총리와 이 총재의 발언은 ‘시장에 맡기되 급격한 변동에만 대처한다’는 외환당국의 기본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2014년 10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인 1,060원대 초반까지 급락하면서 일각에선 과도한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외환당국은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 관련 언급도 자제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전날인 3일에도 최근 환율 급락에 대해 ”(급격한 변동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가 얘기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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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으로 저물가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도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환율이 물가나 경기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항상 지켜보고 있고 그를 감안해서 통화정책을 한다“면서도 ”환율만 보고 통화정책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새해 첫날부터 가파른 원화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이날 두 경제수장이 조찬 회동을 예고하면서 시장에서는 개장 전 구두개입성 발언이 나올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두 사람이 모두 원칙론을 강조하는 데 그치면서 시장의 원화 강세를 기대를 꺾을 만한 재료는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지난해말부터 계속된 글로벌 달러 약세와 북한 리스크 완화 등이 겹쳐 원달러 환율이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날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가계부채·부동산·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대내외 위험요인과 불확실성 관리를 위해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부총리는 조찬 후 “새해에도 우리 경제가 3%대 성장세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3만달러 국민소득 시대 원년에 맞도록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공조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일자리, 혁신성장을 강조하고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이 바람직하고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한은도 구조개혁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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