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벤처기업이 늘었느냐는 양적 성장이 아니라 성공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나와 벤처 생태계 전체가 선순환하는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혁신성장을 이끌 핵심 부서로 주목 받고 있는 창업벤처혁신실의 초대 선장으로 낙점된 석종훈 (55·사진) 전 다음커뮤니케이션(카카오) 대표는 7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좋은 (벤처)기업이 잘 자리잡을 수 있는 정책을 펼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중기부는 지난 5일 민간스카우트 제도로 창업 촉진·벤처 육성·중소기업 연구·개발(R&D) 및 기술인력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신임 창업벤처혁신실장에 석 전 대표를 임명했다. 중기부 출범 후 약 5개월간 공석이던 창업벤처혁신실장 자리가 채워지면서 혁신창업 후속 대책에도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석 실장은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기업인수·합병(M&A)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창업한 기업들은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할 수 있는 문이 매우 좁다”면서 “미국과 유럽은 창업기업의 80% 이상이 M&A를 통해 엑시트하지만 우리는 기업공개(IPO) 이외에 별다른 회수시장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업 성장 단계별로 M&A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석 실장은 2002년 다음 커뮤니케이션에 합류한 이후 ‘미디어 다음’과 ‘아고라’, ‘다음 지도’의 성공 기틀을 마련한 경영자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12년부터는 이노다이얼과 나무온 등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을 창업, 누구보다 창업기업의 애로 사항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기부가 60여명의 공모 지원자 중에서도 그를 낙점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석 실장은 “지난 20년 전 기자 시절부터 포털회사 경영자, 벤처회사 창업 등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며 “내가 겪은 경험이 전부가 아닌 만큼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가며 정책에 녹여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석 실장은 “개인적으로는 작은 기업을 창업하면서 개발자 인력을 구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그 외에도 규제를 비롯해 특허, 인사, 재무 등 창업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정책 입안자로서 이런 부분을 효율적으로 돕는 시스템을 구축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