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온라인 수출 ‘대박’ 2030 스타 CEO] "양말에 일상의 행복 담았더니 뉴요커도 매료"

<20·끝> 홍정미 아이헤이트먼데이 대표

월요병·골목풍경 등 스토리 갖춰

실 한올한올 염색해 소재 차별화

파리·도쿄·상하이 매장도 입점

홍정미 ‘아이헤이트먼데이’ 대표.홍정미 ‘아이헤이트먼데이’ 대표.




“주말이 끝나고 월요일 아침이 되면 일어나기 싫고 다시 일요일로 돌아가고 싶어지죠. 월요병을 앓는 사람들을 위해 아이템을 만들고 싶었어요. 저는 양말에서 답을 찾았죠. 옷과 신발 색에 맞춰 양말을 신고 집을 나설 때 고객들이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양말을 만들고 있습니다.”


패션기업에서 근무하던 홍정미 대표는 지난 2011년 퇴사한 후 양말 브랜드 ‘아이헤이트먼데이(ihatemonday)’를 창업했다. 그동안 싫어하던 월요일에 애정을 갖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선 것이 창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골목 풍경, 모퉁이 가게, 옆을 스친 꼬마의 모자 등 일상의 삶에서 만난 기억들이 양말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다.

이렇게 탄생한 양말의 콘셉트는 ‘위로’와 ‘따스함’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절제’의 느낌을 자아낸다. 화려함과 독특함은 최대한 없앴다. 패션양말이지만 자연스럽게 옷과 어울릴 수 있도록 디자인을 단순화했다. 대신 디자인에 담긴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아냈다. 스토리가 담긴 양말은 바쁜 뉴요커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지난 5월 뉴욕 맨해튼의 백화점 ‘리즈(LEEZ)’에 입점하게 된 것.

홍 대표는 창업 5년 만에 해외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각국에서 잇달아 들어오는 협력 제안을 검토하느라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뉴욕 맨해튼을 시작으로 지금은 프랑스 파리와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대만 타이베이 등의 편집매장에도 아이헤이트먼데이의 양말이 진열돼 있다.


그는 “패션양말 시장 태동기에 유행했던 화려한 패턴 양말은 일종의 과시욕을 자극했던 것”이라며 “아이헤이트먼데이는 옷에 어울리면서도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으로 ‘정제된 미학’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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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하나로 글로벌 시장에 일으킨 파장은 상상 이상이다. ‘양말 강국’인 일본의 패션 브랜드와 경쟁하며 성장하고 있다. 홍 대표는 “양말 시장에서 톱으로 꼽히는 일본산과 경쟁하면서 나름대로 한국산의 존재감을 보여왔다”며 “양말마다 특색 갖춘 스토리 콘텐츠를 담겠다는 승부수가 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소재를 직접 개발하려는 노력도 꾸준하다. 실 하나하나를 염색하고, 스타킹과 유사한 착용감이 나오도록 만드는 등 차별화 작업이 이어졌다. 요즘에는 반짝이는 ‘펄’이 세탁 후에도 유지되는 소재를 수입해 양말 제작에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제작이 어렵지만 욕심나는 소재라면 수입해온다는 게 홍 대표의 설명이다.

매년 아이헤이트먼데이에서 출시하는 양말 종류는 200개가 넘는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 서비스를 활용해 구축한 쇼핑몰에는 다양한 국가의 고객들이 방문한다. 초기에만 해도 양말 가격이 무슨 5,000원이나 하냐며 놀랐던 국내·외 고객들이 요즘에는 9,000원대의 가격에도 고개를 끄덕인다.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홍 대표는 “사업적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고객 반응을 살피려는 노력에서 콘텐츠 영감을 얻는다”며 “글로벌 곳곳의 고객들에게 따스함을 전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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