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국내 주요 도로를 센티미터(㎝) 단위까지 표시하는 초정밀 지도를 제작한다.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하게 될 지도 서비스 투자로 신규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초정밀 지도업체 히어(HERE)와 초정밀 지도 제작 등의 내용을 담은 ‘5G 자율주행·스마트시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자율주행차용 HD(고화질) 맵 솔루션과 위치기반 사물인터넷(IoT) 등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글로벌 사업에 대한 협력을 강화한다. SK텔레콤은 5G·IoT 전용망과 서비스를 비롯해 모바일 내비게이션 기술, 700만건에 달하는 거점 및 실시간 교통정보와 클라우드 기술 등을 공유한다. 히어는 HD맵·초정밀 위치 측위 솔루션·글로벌 유통 채널 등을 제공한다.
양사 협력의 첫걸음은 국내 주요 도로의 HD맵 구축이다. 양측은 반응속도가 0.001초에 불과한 5G의 특징을 접목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HD맵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위치기반 서비스 업체와 완성차 업계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국내 1위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티맵’을 서비스하고 있어 히어와의 이번 협약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양사는 스마트시티 사업도 공동 추진해 물류·사용자기반 보험·대중교통 관리·차량 공유 등의 서비스 개발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한국에 ‘공동 연구혁신(R&I) 센터’를 설립해 신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는 전초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전세계 200여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히어의 글로벌 영업망을 이용해 동남아 지역 등으로 사업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오프라인 세상 자체가 무선화되는 5G 시대에 텔레매틱스와 커넥티드카 분야가 가장 먼저 5G 혁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히어와 함께 도로 위와 도시 위의 변화를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사장은 이날 ‘소비자가전쇼(CES) 2018’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반도체가 많이 팔려 좋아했지만 이를 구입해 간 나라들은 오히려 우리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 있다”면서 “특히 5세대(5G) 기술에서 한국을 앞서고 있는 중국이 반도체를 구매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내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미국 기업들은 오히려 중국이 규제가 적다고 보고 자국에서 생각한 것을 중국에 가져가 테스트해보고 이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테스트 베드가 되고 수 많은 기술 기업들이 우리 기술을 이용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라스베이거스=한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