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거스 히딩크 감독과 환상적인 결과를 냈듯이 우리도 평창에서 좋은 결과를 얻겠습니다.”
백지선(51)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지난 2014년 여름 부임 때나 올림픽을 코앞에 둔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최고의 목표를 세워야 최고의 플레이가 나온다’는 지론에서 목표는 언제나 금메달이다.
10일 진천선수촌에서 취재진을 만난 백 감독은 이번에도 “목표는 다른 나라들과 똑같이 금메달”이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이 ‘언더독(우승 확률이 낮은 선수나 팀)’이라는 평가에도 “그래서 좋다. 압박감도 없고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것으로 최선만 다하면 된다”고 ‘쿨하게’ 받아넘겼다.
캐나다 교포인 백 감독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이다. 아시아인 최초의 NHL 우승 역사를 쓴 피츠버그 펭귄스 명수비수 출신. NHL 코치로도 오랫동안 활동했는데 “한국으로 돌아가 조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백지선호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1부리그(톱디비전)에 진출했고 지난해 12월 평가전 성격의 대회에서는 세계랭킹 1위 캐나다와 대등하게 맞섰다. 2대4로 지기는 했지만 한때 2대1로 앞서던 상황이 국내외에서 화제가 될 정도였다. 한국의 랭킹은 21위. 개최국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대표팀은 캐나다, 체코(6위), 스위스(7위)와 조별리그에서 맞붙는다. 1승만 해도 기적이라고 하지만 백 감독은 “금메달을 따기 위해 힘든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체스 경기를 준비하듯 매 경기 다른 전술로 임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아이스하키의 히딩크’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히딩크 감독이 축구에서 환상적인 성과를 냈듯 우리도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그 감독에 그 선수랄까. 선수들의 각오도 감독의 마음가짐과 100% 일치했다. 박우상과 이돈구는 각각 “지지 않는 게 목표” “기죽지 않고 임하겠다”고 했다. 김기성은 “조별리그만 통과하면 토너먼트부터는 예측불가다. 아무도 알 수 없다”며 “2002 월드컵 축구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대표팀은 오는 2월15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체코와 1차전을 치른다.
/진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