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철 국민은행 재무기획부장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고객 중심의 영업 환경 조성방안 세미나’ 토론에서 “국민은행은 단기 성과 중심에서 중장기 성과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 KPI 평가시 재무 KPI의 비중을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지난해 11월 취임사를 통해 “KPI에 매몰된 단기 성과주의를 최우선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PI는 크게 재무 KPI와 비재무 KPI로 나뉜다. 재무 KPI는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영업이익 등 수익규모와 연금·신탁 등 금융상품 판매실적을 평가하는 지표다. 비재무 KPI는 고객만족도나 불완전판매 등의 지표를 기반으로 측정된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평균 재무 KPI 비중은 77%가량으로 매우 높다.
이 연구위원도 이날 ‘국내은행의 영업점 성과평가제도 개선방안’ 발표를 통해 KPI 개편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현재 KPI는 수익성 확보나 신규 고객유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수익성 등 단기적인 지표 위주에서 고객만족도 등 장기성과 지표 위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14개 은행의 직원 88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의견조사를 토대로 마련됐다.
이 연구위원은 아울러 고객 중심 영업을 강화하도록 비재무 KPI의 비중을 높이는 한편 영업점 특성을 반영해 평가의 자율성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 연구위원은 “그룹의 전체 평균으로 평가 지표를 책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평가항목에 대한 영업점 배점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KPI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이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그는 “금융채널 중 모바일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금융 환경변화를 반영해 장기적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평가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