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철(왼쪽부터)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장 전무,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류혜정 H&A스마트솔루션사업담당 전무, 김상열 TV상품기획담당 전무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공지능 분야를 선도하기 위한 전략을 밝히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기존 가전제품은 처음 샀을 때 가치가 가장 높지만 이후 급속히 가치가 떨어집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샀을 때보다 사용할수록 제품 가치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LG전자(066570)의 인공지능(AI) 가전은 스스로 진화하며 계속해서 더 큰 편리함을 제공할 것입니다.”(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LG전자가 ‘쓸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AI 가전’으로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LG전자의 AI 가전 ‘씽큐’는 경쟁사의 AI 가전보다 더욱 빠르게 소비자 습관 등을 학습하며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 주는 편안함 수준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박람회(CES 2018)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AI 기술로 가전제품이 사람을 배우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LG 씽큐가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전자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소니·TCL·하이센스 등 거의 모든 업체가 AI 가전을 내놓는 상황에서 LG전자의 AI 가전이 분명한 차별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LG전자 AI 가전의 강점을 조목조목 소개했다. 우선 가전이 고객의 습관과 주 활동 공간을 학습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 산하 소프트웨어센터에 인공지능연구소를 신설하고 음성·영상·생체인식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또 축적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인공신경망을 구축하는 ‘딥러닝 알고리즘’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박 사장은 “AI 가전이 사용자를 알아보고 특성을 집중 학습하면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예를 들어 일반 세탁기의 경우 소비자가 옷감별로 세탁 코스를 설정해야 하지만 LG 씽큐 세탁기는 가족이 잘 입는 옷감의 종류에 따라 최적화된 세탁 코스를 자동 설정해준다. 세탁물에 스며든 물이 빠지는 속도 등을 계산해서 면 소재 의류를 많이 입는지, 스포츠 의류를 자주 입는지 등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박 사장의 말대로면 가까운 미래에는 LG 씽큐 세탁기가 가족 구성원을 구분하고 각 개인에게 적합한 세탁을 제안하는 수준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폭넓은 접점’과 ‘개방형 전략’도 LG전자 AI 가전의 잠재력으로 꼽았다. 가전을 비롯해 스마트폰, 자동자 부품, 공조 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군에 AI 기술을 적용하며 막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쌓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구글·아마존·네이버 등 국내외 기업들과 AI 협력을 강화하며 각 기업의 장점을 흡수하는 중이다. 박 사장은 “개방 전략 없이 우리만의 기술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어려워졌다”면서 “LG전자는 글로벌 기업 이외에도 대학·연구소·스타트업 등과 개방형 혁신 논의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