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복지부 장관 “아동수당 상위 10%도 지급하겠다”

박능후 복지부장관, 기자간담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아동수당을 상위 10%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급여 확대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와 관련해서는 건보 수가를 적정하게 올려 의료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했다.

박능후 장관은 10일 세종시 인근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보건복지정책 방향을 밝혔다.


박 장관은 국회에서 상위 10%가 아동수당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것을 두고 “지금까지 정책을 추진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라고 짚은 뒤 “100%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동수당은 원래 만 5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1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여당과 여당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상위 10%는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아직 법이 통과되지 않은 만큼 국회를 설득해 100% 지원으로 바꾸겠다는 얘기다.

박 장관은 “상위 10%를 제외한 것과 관련 여야를 막론하고 잘못 생각했다는 의원들이 많이 있고 학계와 국민 여론도 100% 줘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2월까지 법을 통과시키는 게 목표인데 그때 지급대상을 확대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아동수당에 대해 △아동에 대한 지원은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 △상위 10%를 제외하면 행정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등을 들어 보편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다만 당장 올해부터 지급 대상을 확대하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내년 아동수당 예산은 상위 10%를 빼고 편성됐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예산 편성 때 아동 기준으로 10%가 아닌 6%만 제외했고 수당 신청을 안 하는 가구도 있을 것”이라며 “제도를 시행해 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지급 대상을 늘려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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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 관련해서는 수가 정상화와 적절한 균형을 맞추겠다고 했다. 의료계는 정부 계획대로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을 대거 급여화하면 의료서비스 공급 가격이 크게 낮아져 소득이 줄어든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때 건강보험 진료비 가운데 의사 몫인 수가를 적정하게 올려 급여화에 따른 손해를 보전해주겠다는 얘기다.

박 장관은 “수가 협상이 과거와 달리 합리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의료계가 동감할 수 있는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환자 부담을 중립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환자 부담이 전체적으로 지금보다 크게 늘거나 줄지 않는다면 의료계 역시 큰 손해를 보지 않게 된다는 논리다.

박 장관은 또 “3,800여개의 비급여 항목을 심의할 의료보장심의관(국장급)을 2월에 신설하고 아래에 2개의 과를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료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앞서 밝혔듯 지난 10년간 보험료 평균 인상률인 3% 정도를 유지할 방침이어서 무리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가운데는 보육·요양 등을 강화하기 위해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일종의 공공기관인 공단에서 보육교사, 요양보호사 등을 직접 고용해 서비스 질을 대폭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원래 지난해 설립이 목표였지만 추진이 미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지방 선거 전에 하면 선거에 이용될 수 있어 오해가 없을 시점에 진정성 있게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진 방향은 복지 전달체계 정비와 종사자 처우 개선이라는 2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맞춘다”며 “이름은 사회진흥원 정도로 바꿀 것”이라고 전했다.

복지 정책을 좀 더 체계화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장관은 “기초연금이 인상되고 아동수당이 지급되면 차상위계층과 빈곤선 가까이 있는 분들이 수급 대상에서 탈락하거나 기초생계급여가 줄어들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면서 “25만원, 30만원 등 액수만 말할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빈곤을 완화해 나가는 그림을 제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령 저소득층이나 노인의 연도별 소득·의료 보장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맞게 여러 복지 정책을 체계적으로 강화해나가는 방식이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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