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합에 지거나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앳된 초등생 배구부원을 야구방망이나 주먹과 발로 상습 폭행한 코치가 아동학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11일 부산지법 형사10단독 장기석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37)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8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부산의 한 초등학교 배구부 코치인 A씨는 2016년 겨울 학교 강당에서 열린 다른 학교 여자 배구부와의 시합에서 패하자 B(11)군과 C(12)군 등 배구부원 5명을 엎드리게 한 뒤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2차례씩 세게 폭행했다.
A씨는 평소에도 배구부원들이 서로 장난치거나 태도 혹은 경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아동의 뺨을 때리거나 쇠막대기로 머리 등을 폭행해왔다. 지난해 3월에는 배구 경기 연습 도중 B군이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2차례 때렸다. 같은 해 6월 A씨는 타 초등학교 배구부와 시합에서는 B군이 경기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기 후 라커룸으로 배구부원을 모두 부른 뒤 욕설과 함께 B군의 뺨을 수차례 때리고 발로 차 쓰러뜨리는 등 폭행했다. B군 등 배구부원들은 코치 선생님의 폭행에 별다른 저항을 못 한 채 육체적 고통과 함께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장 판사는 “A씨는 피해 아동들의 신체적, 정서적 발달에 위해를 가해 죄책이 무겁지만 피해자 측과 합의했고 동종 범죄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홍태화인턴기자 taehw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