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수수료 폭리' 與대표 발언에 조목조목 반박한 카드사

① 절반 이상 카드수수료율 2.5%?…"가맹점 3.2% 불과"

② 대형가맹점은 평균 1.5%?…" 마트·백화점 약 2% 적용"

③ 체크카드, 해외보다 훨씬 높다?…"비용부담 달라 단순비교 못해"

1315A14 정치권 발언에 대한 카드사 반박근거




카드사들이 영세 사업자를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12일 카드사들이 정면 반박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잘못된 근거와 통계를 바탕으로 카드사들의 정상적인 영업행위를 오도했다는 것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영세 및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과 체크카드 수수료율에 대한 통계’ 설명자료를 작성했다. 전날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우 원내대표가 카드사들이 재벌 대기업에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면서 영세 및 중소가맹점을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따른 공식 대응인 셈이다.


설명자료에 따르면 우선 영세 및 중소사업자의 절반이 넘는 55%가 2.5%의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는 우 원내대표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현재 영세 및 중소가맹점에는 각각 0.8%, 1.3%의 고정된 수수료율을 적용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어 2.5% 수치는 잘못 취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5%는 카드사들이 받을 수 있는 수수료율 상한선으로 이를 적용받는 가맹점 수는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 2.4%의 이상의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의 3.2%에 불과하다는 것이 여신협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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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가맹점 수수료율이 평균 1.5%라는 우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같은 수치는 주유소와 가스 등 공익적 성격상 법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도록 정해 놓은 특수가맹점을 포함했을 때만 산출될 수 있는 수치라는 것이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대표적 대형가맹점인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경우 약 2%의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다. 더구나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경우 카드사로서는 ‘갑’에 해당돼 수수료를 인상하고 싶다고 맘대로 인상할 수 없다. 영세가맹점 수수료를 낮춰 줄어든 수익을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수수료를 인상해 맞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해외 주요 국가의 체크카드 수수료 평균에 비해 국내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항변에 나섰다. 우 원내대표는 “조달비용 등이 전혀 없는 체크카드 역시 해외 주요국가 평균 수수료율이 0.47%인 데 반해 국내에서는 약 70% 정도의 사업자가 1.6%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신협회에 따르면 체크카드 수수료율 1.6% 이상인 가맹점은 약 17만8,000개로 전체(262만4,000개)의 약 6.8% 수준에 불과하다. 이뿐 아니라 해외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수수료 구성 항목 및 비용부담 주체가 달라 국내와 단순 비교가 어렵다.

카드사들이 이례적으로 설명자료까지 만들며 여당 원내대표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선 데는 오는 7월 신용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 내년 1월 영세·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조정 등 고강도 수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밀리면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정부가 상가임대료 인하와 카드수수료 인하 등을 통해 영세사업자의 부담을 줄이려 하기 때문에 자칫 카드사의 주요 수입인 각종 수수료에 대한 추가 인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히 수용하지만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는 것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말을 아꼈지만 내부적으로는 격앙된 분위기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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