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서경이 만난 사람]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한미FTA 파기해도 타격 크지않아...철저한 국익 우선주의로"

무관세혜택은 미국이 더 유리

개정협상서 물러설 필요 없어

“설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파기하더라도 한국 입장에서 큰 문제가 안 됩니다. 국력을 낭비할 필요도 저자세로 나갈 필요도 없습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지난 5일 첫 막을 올린 한미 FTA 개정협상을 두고 이같이 조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올해 초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높이고 FTA 협상을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물러설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미국은 무역적자가 가장 큰 자동차 분야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이 원장은 우리 정부로서는 농민 반대가 극심한 농축산물 분야를 지키려면 자동차 분야에서 한 발짝 양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자동차는 현지생산이 많아 관세나 비관세장벽으로 예상되는 손해가 크지 않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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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결국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한미 FTA 파기 수순을 밟더라도 “우리나라 공산품 관세는 8%지만 미국은 2.5% 수준에 불과하다”며 “한미 FTA에 따른 상호 무관세 혜택은 오히려 미국에 더 유리해 파기는 우리에게 불리할 게 없다”고 분석했다. 이 원장은 또 “우리나라 수출 비중을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10% 수준으로 중국(25%), 아세안(ASEAN·13%)에 비하면 크지 않다”며 “우리 정부도 한미 FTA 파기까지 감수할 수 있다는 각오로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목소리를 내면서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4.8%를 차지하는 중국 수출의존도를 줄이고 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수출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고기술 제품 중심으로 재편하고 수출전략도 시장별로 다르게 짤 필요가 있다. 이 원장은 “중국은 중간재 중심 수출 구조에서 최종 소비재 비중을 확대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지난해 사드 갈등으로 중국 서비스 수출이 줄어든 것을 전화위복 삼아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시장 서비스 수출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70달러에 바짝 다가선 국제유가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유가가 70달러를 넘어서면 제조업 비용과 물가가 올라 한국 경제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 요인”이라며 “유가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닌 만큼 위기 요인이 될 수 있어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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