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집값 폭등세가 강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명 ‘마용성’으로 불리는 서울 마포구와 용산구, 성동구 등의 아파트 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강북권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면서 서울의 매수 우위 지수는 4개월만에 100선을 회복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 아파트로의 매수 열기가 강북 주요 지역으로 확산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광진구 등 도심권 아파트 값이 초강세다.
인근 뉴타운 등 재개발 사업이 추진중인 데다 신규 아파트들이 속속 입주하는 것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에는 전셋값이 뒷받침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해두는 ‘갭투자자’들이 여전히 몰려들고 있다.
용산구 한강로2가 벽산메가트리움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벌써 10∼15건이 계약됐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용산구 한강로2가 중개업소 사장은 “11, 12월에 거의 안팔리던 아파트가 올해 들어 싹 거래되고 매물도 없다”며 “강남이 가격이 많이 오르니 상대적으로 싼 강북 요지로 와서 집을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두 달 전 10억5,000만원이던 것이 최근 11억3,000만원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강남 아파트의 투자 열기가 강북으로 확산되는 상황은 매수심리 지수에서도 나타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강북지역의 매수우위 지수가 지난 8일 125.4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이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0~200까지 계량화해 발표하는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넘으면 매수세가 강하다는 얘기다. 강북의 매수세에 힘입어 서울 전체의 매수우위지수도 113.3을 기록 4개월만에 100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강북의 매수세가 강한 요인으로 이들 지역 무주택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규제로 집값이 떨어지기를 기대하고 주택 구입 시기를 늦췄는데 오히려 상승세가 더해지자 이제서야 무주택자들도 매수세에 가세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잇달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책을 발표해도 아파트 값이 계속 올라가자 정부를 믿고 아파트 구매를 미뤘던 사람들 사이에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또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한데다 4월부터 양도세 중과도 예정돼 있기 때문에 유주택자가 추가로 집을 살 가능성은 낮다는 것도 최근 강북 매수심리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