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원유 소비량 꾸준히 늘었는 데 … 유제품 자급률 50% 이하 뚝 왜?

치즈·버터·요거트 등 대부분 수입산

소비자도 우유 보다 가공품 선호 늘어

소비량 끌어 올리기 근본책 필요



국내 낙농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1인당 원유 소비량이 꾸준히 늘어나는데도 국내산 유제품의 소비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유제품 자급률이 50%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5일 낙농업계와 유업계에 따르면 2012년 59.9%였던 유제품 자급률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50%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제품 자급률은 국내 전체 유제품 소비량 가운데 국산 제품의 비중을 의미한다.

실제로 2012년 기준 211만 톤이었던 국내 유제품 생산량은 2014년 221만 톤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2016년 206만 톤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1인당 평균 원유 소비량이 2012년 67.2㎏에서 2016년 76.4㎏으로 꾸준히 늘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늘어난 만큼의 원유 소비량은 해외 국가의 몫으로 돌아갔다. 우리나라가 미국, 뉴질랜드, 유럽연합(EU) 등 낙농 선진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 을 체결한 이후 국내 유제품 수입량은 2012년 141만 톤에서 2014년 168만 톤, 2016년 183만 톤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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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입산 유제품이 득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선호하는 유제품 형태가 마시는 우유에서 치즈나 버터 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신선함이 중요한 마시는 우유는 대부분 국내산 원유를 사용한다. 하지만 가공을 거치는 치즈나 버터, 요거트 등은 수입산 탈지 분유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가공 유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록 국내산 원유의 소비량을 줄어드는 구조인 셈이다.

줄어드는 국내산 원유 소비량을 높이기 위해 유업체들은 사업 다각화에 돌입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우유 ‘아이펫밀크’를 내놨고 매일유업(005990)은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 ‘폴바셋’을, 남양유업은 아이스크림 디저트 카페 ‘백미당’을 론칭한 바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지난해 서울 서초동에 유제품 전문 디저트 카페 ‘밀크홀 1937’을 내놓으며 유업계의 카페업 진출에 동참했다.

유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할인이나 판촉행사 등 단기적인 소비홍보로 대신 국산 원유 소비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각 업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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