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거침없는 상승세로 900선을 돌파하며 1,000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증권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가 1,000이라는 분기점을 넘어서면 그동안 시장을 이끌었던 주도주들이 확연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바이오주보다는 앞으로 오를 튼튼한 종목을 선점해 코스닥 상승세에 올라타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다시 말해 막연한 기대감에 의한 상승세보다는 확실한 펀더멘털을 챙겨야 한다는 의미다. 올 들어 기관투자가·외국인투자가들이 사들인 종목 중 바이오를 제외하면 KG이니시스(035600)·펄어비스(263750)·비에이치(090460) 등 중소 정보기술(IT) 업종과 스튜디오드래곤(253450) 등 문화·콘텐츠 업종이 눈에 띈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수혜주로 지목되는 4차 산업혁명 테마주, 경기 회복기에 주가 상승의 여지가 큰 내수·소비주 등도 눈여겨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1,000시대를 향한 주도주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16일 코스닥은 전일보다 1.08% 오른 901.2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이 900을 넘어선 것은 2002년 3월29일(종가 927.30) 이후 약 15년 9개월 만이다. 지수가 오르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서며 984억원을 팔아치웠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451억원, 718억원씩 사들이며 코스닥 시장에 대한 상승 기대감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 내내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총 1,862억원)하고 있다.
코스닥의 시가총액이 319조5,000억원으로 늘면서 이날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 들어 코스닥의 상승률은 12.87%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19%)의 다섯 배가 넘는다.
이처럼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기관투자가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바이오 이외의 코스닥 종목은 KG이니시스(197억원), 진성티이씨(036890)(80억원), 스튜디오드래곤(75억원), 와이지-원(019210)(67억원) 순이었다. 기관투자가들은 이 기간 메디톡스(137억원), 에스디생명공학(65억원) 등의 바이오 종목도 순매수했지만 최근 무서운 기세로 급등 중인 셀트리온(06827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각각 4,319억원, 2,275억원 규모로 팔아치웠다.
외국인투자가들은 펄어비스(245억원), 포스코켐텍(003670)(244억원), 비에이치(183억원), 에이치엘비(028300)(176억원) 등을 샀다. 이들은 셀트리온(6,342억원), 바이로메드(084990)(353억원) 같은 바이오주도 사들였지만 최근 바이오주 열풍이 ‘광풍’으로 변해가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의 움직임을 따르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셀트리온은 올 들어서만 50% 이상 급등하는 등 주가 과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 관련주를 빼고 보면 대부분의 자금은 중소 IT주, 문화·콘텐츠 관련주로 몰렸다. 이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4차 산업혁명 테마로 연결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조성, 새로운 통합 대표지수인 KRX300 출시, 코스닥 벤처펀드 세제혜택 등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언급하며 “이 같은 정책은 4차 산업혁명 관련주의 본격적인 상승을 촉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관련 수혜주로 사물인터넷(IoT) 관련주인 엔텔스(069410), 가상현실 관련주인 덱스터(206560)와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주(대한광통신(010170)·오이솔루션(138080)·케이엠더블유(032500))를 꼽았다. 이밖에 포스코켐텍·에코프로(086520)·엘앤에프(066970)·일진머티리얼즈(020150) 등의 스마트카 테마주, 에스엠코어(007820) 등의 스마트팩토리 테마주도 4차 산업혁명 수혜주로 지목돼왔다.
다음달 출시될 코스피·코스닥 통합 대표지수인 KRX 300과 관련해서도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은 “벤처·코스닥 전용 펀드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은 나스미디어(089600)·씨엠에스에듀(225330)·네오팜(092730)·와이엠티(251370) 등의 성장성 높은 코스닥 종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밖에 코스닥의 내수·소비주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유망주, KRX300 편입 가능성이 있는 종목 등을 꼽았다”며 CJ오쇼핑(035760)·펄어비스·컴투스(078340)·코웰패션(033290)·서부T&D(006730)·휠라코리아(081660) 등을 지목했다. 서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 투자는 바이오 등 특정 산업에만 집중돼 있지만 시장 활성화라는 방향성이 정해진 만큼 우량주를 발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