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위식도역류 수술환자 "진작 수술할 걸"

식도-위 경계 조임근 보강수술후

모두 쓰림·위산역류 등 개선·호전

67%는 전형적 증상 완전 사라져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증상개선 및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고려대안암병원에 따르면 박성수 위장관외과 교수가 중증 위식도역류질환으로 항역류수술(2016년 12월~2017년 5월)을 한 환자 15명을 조사한 결과 모두 증상이 개선·호전됐다고 답했다


이들은 수술전 위식도역류로 가슴쓰림·위산역류 등을 짧게는 8개월, 길게는 30년 간 겪었으며 위산분비억제제(PPI)를 1개월~8년 이상 복용했다. 하지만 대부분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약간 좋아지는 데 그쳤다. 위산분비억제제는 식도로 역류하는 위산의 양을 줄여주지만 음식물·위산역류 자체를 막지 못하고 장기 복용시 위장관이 안 좋은 균에 감염되기 쉬워진다.

반면 수술을 받자 13명(87%)은 ‘가슴쓰림·위산역류·명치 끝 통증 등 전형적 증상이 개선됐다’, 2명(13%)은 ‘일부 증상이 남아 있지만 전체적으로 호전됐다’고 응답했다. 특히 10명(67%)은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답했다.

목의 이물감과 통증·기침·중이염 등 비전형적 증상도 모두 호전됐으며 7명(47%)은 증상이 모두 없어졌다고 응답했다.


항역류수술은 하부 식도를 위쪽 위 일부로 360도 감싸준 뒤 수술실로 꿰매주는 방식이다. 느슨해진 하부 식도 근육을 다시 조여줘 위식도역류를 차단·억제할 수 있다. 요즘엔 배에 4~5개의 작은 구멍을 내고 복강경 기구를 넣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 걱정을 덜 수 있고 통증도 적다. 수술 후 2~3일이면 퇴원할 수 있고 2~4주간 유동식 위주로 식사하면 돼 일상생활 복귀도 빠르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부담이 저렴한 편(대학병원 약 116만원, 위의 윗부분이 횡경막 위로 올라온 식도열공탈장 동반수술시 약 150만원)이고 장기간 재발 우려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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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위식도역류 환자의 99%가 약물치료에 의존하는데 경증은 치료 가능하지만 중증이거나 나이가 젊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면 장기복용에 따른 부작용과 비용·삶의질 측면에서 수술을 선택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 내과 가이드라인에는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한 수술치료가 빠져 있어 의사들조차 수술의 유용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박 교수는 “위식도역류질환을 오래 앓았거나 비전형적 증상이 심했던 환자는 수술 후에도 일부 증상을 여전히 느낄 수 있지만 정도가 약해지고 잠자리도 편해진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난 2012년 위암 수술 등을 하는 대학병원 외과의사들과 대한위식도역류질환수술연구회를 만들어 항역류수술법을 표준화했다. 최근에는 내과학회 등과 손 잡고 어떤 환자에게 수술이 적합한지 등을 담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식도와 위 사이에서 음식물·위산의 역류를 방지하는 하부 식도 조임근(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져서 발생한다. 환자의 75%가 40대 이상이다. 나이, 기름진 식사, 과식·야식 후 2~3시간 안에 눕거나 잠을 자는 잘못된 식습관, 운동부족, 비만, 과도한 음주·흡연, 스트레스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탄산음료·커피 등도 역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음식물이 식도쪽으로 역류하면 미식거리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이, 위산이 역류하면 명치와 가슴 가운데가 쓰리고 식도쪽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궤양·출혈을 일으키거나 식도 아래쪽이 위점막 조직 같은 바레트 식도로 변해 식도암으로 이행할 수 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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