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통 한식도 글로벌 현지 시장에 맞춰 다양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우선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수출용 순창고추장은 ‘코리안 칠리 소스(Korean Chilli Sauce)’라는 이름으로 현지에서 판매 중이다. 이 제품은 미국인들이 소스를 테이블 마다 구비해 두고 취향에 따라 뿌려 먹는 습관을 고려했다. 케첩이나 머스터드 소스처럼 다소 묽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또 테이블에 세워놓을 수 있도록 스탠딩 타입 패키지를 적용했다. 점성은 묽어 졌지만 고추장 특유의 깊은 매운맛과 복잡한 감칠맛은 살려 기존의 칠리소스와는 차별점을 뒀다.
대상 측은 “교민 시장을 탈피해 현지인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된 제품”이라며 “이 제품 외에도 고추장에 케첩을 접목한 ‘내추럴고추장케첩소스’와 순한 맛의 ‘내추럴미소디핑소스’ 등 현지인들에게 친숙한 소스 제품을 계속해서 연구·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 역시 동남아 시장에서 현지 향신료를 넣은 동남아식 김치로 탈바꿈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는 베트남 시장에서 전통 한국식 김치는 물론 ‘고수김치’를 판매 중이다. 고수김치는 동남아에서 즐겨 먹는 향신료인 고수를 배추와 함께 양념한 제품이다. 김치에 대한 현지인들의 장벽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생선을 숙성한 피시 소스의 일종인 ‘느억맘’과 야채 절임인 ‘쯔어 쭈어’ 등을 자주 먹는 베트남 국민들에게 김치는 낯선 듯 익숙한 맛을 내는 음식”이라며 “한식과 베트남 음식의 유사한 점에 주목해 현지화한 제품이 바로 고수김치”라고 설명했다.
또 CJ제일제당 비비고는 중국 현지에서 대중적인 야채의 한 종류인 옥수수를 활용한 만두 제품도 판매 중이다. 옥수수 원물을 소에 배합해 만든 옥수수 만두 역시 중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에 국내 농수산식품 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농수산식품수출지원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2012년 80억 달러에서 지난해 91억 달러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통하려면 전통 식품의 현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현지화하면서도 전통 식품으로서의 개성을 잃지 않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