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정치싸움으로 변질된 미세먼지 '공짜 지하철' 갈등

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도입한 대중교통 무료운영을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지사 간의 신경전이 볼썽사납다. 박 시장은 17일 방송에 잇달아 출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두고 시비 거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어제는 경기도 미세먼지가 훨씬 심각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거냐”고 남 지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박 시장의 발언은 전날 남 지사가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운행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즉각 철회하라는 공개 브리핑을 한 데 대한 반박이다. 양측은 상호 협의 여부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말을 해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남 지사 입장에서는 서울시의 단독 플레이가 못마땅할 수도 있다. 반대로 박 시장으로서는 도와주지는 못한 망정 고춧가루를 뿌린다고 불쾌하게 여길 만도 하다. 그렇다 해도 두 사람이 공개석상에서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은 공인의 도리가 아니다.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여론전 냄새도 물씬 풍긴다. 그만큼 무임승차의 휘발성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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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수도권 양대 지방단체장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것은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정책불신을 조장하는 처사로 비칠 소지가 다분하다. 미세먼지 문제는 국민의 보건과 안전에 직결되는 예민한 사안이다. 그런데도 갑론을박하는 것은 숨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염치없는 일이다.

여기에 여권의 잠재적 서울시장 후보들까지 가세하면서 문제를 꼬이게 한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번지수가 틀렸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박영선 의원은 “오죽 급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다분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바람을 타는 모습이다. 여권 인사가 서울시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부터 뜬금없기도 하다. 미세먼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민 뜻을 한데 모아도 시원찮은 판에 정치공방은 보기 좋은 일이 아니다. 자중자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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