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비우량에도 뭉칫돈...훈풍 부는 회사채시장

연초 효과+금리인상 선반영에

우량·비우량 가리지 않고 흥행

신세계 3년물·5년물 초과수요

BBB급 AJ네트웍스 910억 몰려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우량채와 비우량채 가릴 것 없이 흥행에 성공하며 올해 기업 금융시장이 금리 인상에 따른 우려와 달리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있다. 지난해 업황이 좋고 신용도가 높은 기업으로 쏠렸던 회사채 시장의 자금이 올 들어서는 BBB급으로도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초 효과와 기준금리 인상 선반영으로 대규모 자금이 회사채 시장으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3년물(2,000억원)·5년물(1,000억원) 모집에 각각 4,400억원, 3,800억원이 몰리며 초과수요를 기록했다. 수요예측이 크게 흥행하며 신세계는 인수단과 협의해 최대 4,000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유통 업황 악화에 처한 신세계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AA+에서 AA로 낮아졌지만 시중 자금들이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산업 전망이 썩 좋지 않지만 신세계가 이번 회사채 흥행에서 성공한 것은 연초 회사채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지난해보다 상당히 개선됐기 때문이다.


비우량채 수요예측에서도 뭉칫돈이 몰렸다. AJ네트웍스도 15일 마감한 수요예측에서 400억원 모집에 910억원이 몰리며 초과 수요를 기록했다. AJ네트웍스는 신용등급이 BBB+로 비우량 신용등급이다. 올해 처음 비우량 등급 수요예측에서 높은 유효수요를 보인 것이다. 심지어 낙찰 금리가 민평 금리보다 각각 30bp(1bp=0.01%), 20bp 차감한 수준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가들의 높은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AJ네트웍스는 초과 수요에 회사채 발행을 700억원으로 증액한다고 밝혔다. AJ네트웍스는 최근 렌털 시장 호황에 실적 개선 중이다. 한국신용평가는 “AJ네트웍스의 경우 렌털 자산 운용 규모가 증가하면서 이익성이 높아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4분기 누적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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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마감한 현대제철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만에 다시 회사채 청약자금 1조원 돌파의 기록을 세웠다. 3,000억원 모집에 1조800억원의 수요예측이 들어오며 현대제철의 회사채는 완판됐다. AA0 등급으로 우량채에 속하는 현대제철의 회사채는 3년물(800억원), 5년물(1,500억원), 7년물(700억원)을 모집했으나 각각 3,300억원, 5,600억원, 1,900억원의 유효수요가 한꺼번에 쏠렸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올해도 ‘청약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며 “넘치는 수요를 고려해 최대 6,000억원으로의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초 회사채 시장의 전반적인 인기는 선반영된 금리 덕분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이미 반영됐고 최근 급등한 금리 인상 속도도 향후 그리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덕분이다. 16일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225%로 지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무보증 3년물 회사채(AA-) 금리 역시 마찬가지다.

회사채 발행시장에 자금이 몰리며 신용등급이 ‘BBB+’인 ㈜한진이 올해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한진은 1년6개월물과 2년물로 만기를 나눠 총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을 예정이다. ㈜한진은 재무구조 악화가 지속된 탓에 2014년 말 이후 실시된 다섯 차례의 수요예측에서 모두 ‘미달’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7월 2년6개월 만에 수요예측에 성공하기도 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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