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아프리카주재 미국 대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지 소굴’(shithole) 발언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단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아이티, 엘살바도르 등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론하며 “우리가 왜 거지소굴 같은 나라들에서 이 모든 사람이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 서한에는 역대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에서 아프리카주재 대사를 지낸 78명의 전직 외교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국은 아프리카의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그들의 얘기를 듣고 배울 때 더 안전하고 건강하고 번영을 누릴 수 있으며, 모든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포함해 아프리카인들의 기여 덕분에 세계가 더 풍요롭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며 “전직 아프리카 대사로서 아프리카의 복합적이고 풍부한 문화와 놀라운 관대함과 열정을 우리는 지켜봐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한에는 미셸 개빈 전 보츠와나 대사, 조니 카슨 전 우간다·짐바브웨·케냐 대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개빈 전 대사는 “미국을 대표하는 사람이 그런 경멸적 방식으로 얘기하는 것을 듣고 무엇인가를 얘기해야 한다는 집단적 책임감이 들었다”며 이번 행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