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으로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 해고 움직임이 일어나는 가운데 서울 시내 모든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가 처음으로 실시된다.
18일 서울시는 다음 달 말까지 시내 모든 아파트 단지 4,200여 곳을 대상으로 경비원 근로조건 실태 전수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서울 내 모든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전수조사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문지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시내 모든 아파트 경비원을 조사하고 일부 표본 집단을 대상으로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인 사례도 들여다볼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아파트 주민과 경비원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수조사의 초점은 아파트 경비원의 고용 안정에 맞춰져 있다. 시는 △아파트 경비원 고용 현황 △임금 실태 △출·퇴근 시간 등을 집중 조사해 적절한 지원 방향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이달 말로 소속 경비원 94명 전원을 해고하겠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내 논란이 일었다. 시는 일부 단지에서 경비원의 고용이 불안해지는 사례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실제 최저임금 인상이 아파트 관리비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상세한 데이터를 얻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관리비 증가 여부를 검증해 상생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서울지방고용노동청·근로복지공단과 공동으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경비원 위탁관리업체 등을 대상으로 하는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설명회’를 열었다. 안성식 노원노동복지센터장은 이날 “서울 시내 아파트 경비원 간접 고용 비율은 90%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경비원은 늘 자기가 잘못하지 않고도 해고당할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일상적인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경비원의 근로조건이 갈수록 나빠지는 추세이며 복잡한 해고 절차나 퇴직금 지급에 대한 부담을 피하고자 3개월짜리 ‘초단기 근로 계약’까지 등장했다고 말했다.
/홍태화안턴기자 taehw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