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전연구원은 18일 ‘부산시민 남북관계 및 통일 의식 조사결과’ 연구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부산 시민의 통일 일반에 관한 인식과 향후 통일에 대한 부산의 기여 분야 등을 분석했다. 부산발전연구원은 지난해 9월 21~29일 부산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통일 일반에 관한 인식, 대북정책 및 안보인식, 통일 전망 및 여건 변화, 부산의 통일 준비 등 4개 부분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남북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73.4%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같은 시점 조사에 비해 0.6%p 증가한 것이다. 부산발전연구원은 동일한 설문지를 활용해 2016년 8월에 이어 2017년 9월에 반복적으로 조사를 실시해 시계열적 변화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남북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734명을 대상으로 통일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쟁 위협 등 안보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26.6%), ‘한반도의 국력이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25.3%)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한민족이기 때문에’(22.1%), ‘경제발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16.2%),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9.0%) 순으로 조사됐다. 2016년 조사와 비교하면 ‘한민족이기 때문에’,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로 응답한 비율은 하락했다.
남북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266명을 대상으로 통일이 불필요한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사회 혼란이 가중될 것 같아서’가 28.6%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그 다음으로는 ‘통일비용 등 경제적 부담이 커서’(24.1%), ‘굳이 통일하지 않아도 현재 상태가 좋으므로’(21.4%), ‘북한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커서’(12.8%), ‘사회문화적 차이로 인한 이질감이 들어서’(7.5%)로 나타났다. 2016년 조사와 비교하면 ‘사회 혼란이 가중될 것 같아서’ 비율이 10.4%p 감소한 반면, ‘통일비용 등 경제적 부담’, ‘현재 상태가 좋으므로’라는 응답 비율은 각 5.7%p와 7.1%p 증가했다. ‘사회문화적 차이로 인한 이질감이 들어서’라는 이유도 3.9%p 감소했다.
남북통일의 가장 큰 장애요인에 대해서는 ‘변하지 않는 북한체제’가 36.2%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정치적 화합 및 논의 부족’(14.4%), ‘통일 위한 제도적인 준비 미흡’(13.4%), ‘통일에 대한 전 국민적 공감대 부재’(12.5%), ‘정권에 따라 변하는 대북정책’(11.8%), ‘주변 강대국 이해관계’(10.1%) 순으로 나타났다. 2016년과 비교해 ‘변하지 않는 북한체제’라는 응답은 5.8%p 증가한 반면 ‘통일을 위한 준비 미흡’은 6.5%p 감소했다. 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남북통일 실현 가능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인식이 42.0%로 나타났다.
향후 부산시가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산업분야에 대해서는 부산이 지경학적으로 강점을 지니는 항만물류, 해양·수산 분야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제시됐다. 항만물류가 62.7%, 해양·수산 분야가 58.9%로 다른 산업분야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사업유형에서는 지역기업의 북·중 접경지역 공동개발사업 참여, 나진·선봉항을 통한 북·중·러 연계 물류사업, 수산물 가공·양식 등 기술 이전 및 생산설비 지원 사업 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부산시민들은 부산시가 남북통일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북한 도시와의 교류·협력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임호 선임연구위원은 “통일 정책의 추진은 객관적인 국내외 여건 변화와 함께 국민의 생각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통일 및 남북관계에 대한 시민 인식 조사·분석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