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영국군 고위 인사들이 한반도 전시 대피계획을 짜기 위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사시 자국민을 대피시키는 ‘비전투원 소개’ 작전을 짜기 위해 영국군 상설합동본부 소속 고위 장교들이 지난해 10월과 이번 달 각각 2주일과 열흘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10월 방문단은 미군 측 인사들을 만나고 비무장지대를 둘러보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긴급사태 때 해외에 체류하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계획을 확인하거나 보정하기 위해 이뤄지는 통상적인 작업이라고 해명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임박했다고 보이거나 전쟁이 벌어지면 자국민을 민간 항공기와 군용기로 대피시킬 수 있는 장소로 이동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영국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파괴하기 위해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이런 경우 남한에 대한 맹렬한 반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영국군의 대피계획 수립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미국인들은 심각하다”면서 “수년간 이 일을 해왔지만, 지금이 가장 걱정스러운 때”라고 말했다.
맬컴 차머스 영국 국방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부대표는 “2년 안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확률은 4분의 1(25%)”이라면서 “분명히 충돌 위험이 있고 한국에 많은 영국인이 있다. 그래서 시나리오가 무엇인지, 우리가 그것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는지 빈틈없이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타임스에 따르면 매년 영국인 10만명가량이 한국을 여행하고, 8,000명가량이 한국에 거주 중이다. 이번 영국군 관계자들의 방한과 관련해 영국 정부는 “영국은 해외 교민을 보호할 다양한 긴급사태 계획을 갖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군과 외교부 관계자들이 그 계획을 확인하고 업데이트하기 위해 각국을 방문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