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갑질’ 해결의 전면에 나서면서 지난해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분쟁 조정 요청 및 처리 건수가 모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분쟁 조정 요청이 처리된 건수는 3,035건으로 전년(2,239건)보다 36% 늘었다. 조정 요청이 접수된 건수도 3,354건으로 전년(2,433건)보다 38% 증가했다.
이 중 분쟁 조정이 성립된 사건은 1,470건으로 전년(914건)보다 61% 급증했다. 조정이 성립해 피해자가 손해배상금을 받거나 소송비용을 아껴서 거둔 총 피해구제 성과는 947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
배진철 공정거래조정원장은 “처리 및 조정 성립 건수 증가율보다 피해구제 성과 증가율이 크게 낮은 것은 영세사업자와 소상공인의 분쟁 조정 접수가 늘면서 소액 사건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불공정거래와 프랜차이즈 등 가맹사업 거래, 하도급거래 등 조정원의 주요 분쟁 분야에서 사건 접수 및 처리 건수가 모두 크게 늘었다. 특히 일반 불공정거래 분야 분쟁조정 접수(964건) 및 처리(858건) 건수는 각각 전년보다 79%, 78% 급증했다. 일반 불공정거래는 거래 당사자 한쪽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거나 거래를 거절하는 ‘갑을관계’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프랜차이즈 분야 분쟁조정 건수도 크게 늘었다. 접수 건수는 77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처리 건수는 750건으로 48% 증가했다.
배 원장은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가 주로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일반 불공정거래 분야와 가맹사업거래 분야의 사건 접수 건수가 크게 늘었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사회적 약자보호가 강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국민 일상 경제생활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 관련 분쟁을 해결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며 갑을 관계 개선을 강조한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분쟁조정 사건 접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접수 건수는 상반기 1,377건에서 하반기 1,977건으로 44%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