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23일 예상을 깨고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결승행 티켓을 손에 쥐자 베트남 전역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동남아시아 축구 역사상 ‘4강 신화’를 이룬데 이어 결승 진출까지 성공한 것은 베트남이 처음으로, 박 감독에게 ‘베트남의 거스 히딩크’, ‘영웅’, ‘마법사’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이날 오후 중국에서 베트남과 카타르의 준결승전이 벌어지자 각 기업의 사무실과 공장, 커피숍 등에서는 일손을 멈추고 TV 중계를 주시하며 응원하는 목소리가 퍼졌다.
베트남이 ‘강호’ 카타르를 상대로 전후반 2대2로 비기는 접전을 벌이자 환호했고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승리하자 감격에 겨워했다.
수도 하노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 곳곳에서는 결승 진출을 축하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경적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주요 거리가 8강 전에 이어 또다시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베트남 국기 ‘금성홍기’를 흔드는 인파로 뒤덮였다.
방송사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베트남팀의 승리 소식을 톱뉴스로 다루며 박 감독과 선수들을 영웅시했다.
베트남소리의방송(VOV)은 베트남팀이 드라마 같은 승리로 베트남 축구의 전설을 썼다고 보도했다.
준결승전에 앞서 베트남 언론들은 “우리는 이길 수 있다”는 박 감독의 투지를 소개했다.
박 감독은 8강전에서 이라크팀을 꺾은 뒤 선수들에게 “기적은 만들 수 있는 행운은 없다. 기적은 피와 땀에서 온다”고 강조한 데 이어 4강전을 앞두고 “그동안 이룬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독려했다.
베트남 축구계는 박 감독이 ‘현명한 전술’로 베트남팀을 변모시키며 베트남 축구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VOV 캡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