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열린 부패혐의 2심 재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올해 대선 출마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이날 남부 포르투 알레그리 시에 있는 지역 연방법원에서 열린 2심 재판에서 판사 3명은 모두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를 적용해 룰라 전 대통령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형량은 지난해 7월 1심 재판 때의 9년 6개월 징역형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으로 늘어났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상파울루 주 과루자 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룰라 전 대통령이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연방고등법원과 연방대법원 상고 가능성이 있어 당장 체포·수감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고로 룰라 전 대통령의 올해 대선 출마가 불투명해졌으나 대선 후보 등록과 함께 연방선거법원의 유권해석을 받아 선거운동도 할 수 있다. 좌파 노동자당(PT)은 2심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브라질 최대 규모 노동단체인 중앙단일노조(CUT)도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룰라 전 대통령 자신은 2심 재판 결과가 나온 직후 “나는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하면서 대선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룰라 전 대통령은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면서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