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브리핑/백브리핑]노벨경제학상 만년후보 로머, WB 이코노미스트직 돌연 사임

폴 로머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FT 캡처폴 로머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FT 캡처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한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 폴 로머(62) 세계은행(WB)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임기를 2년 남짓 남겨두고 돌연 사임했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머는 지난 2016년 10월 WB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임명된 지 15개월 만인 이날 사임을 결정했다. 그의 공식 임기는 오는 2020년 9월까지다.

김용 WB 총재는 공식 성명을 통해 “로머가 뉴욕대 교수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나는 로머의 솔직함과 정직함을 높이 평가했고 그가 떠난 지금의 상황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로머는 인적자본과 혁신·기술 등을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파악하는 ‘내생적 성장 이론’으로 매년 노벨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정상급 경제학자다.



로머, 임기 2년8개월 남기고 돌연 사임 왜?

데이터 조작 잇단 문제제기 등

연구 방법론 놓고 WB와 갈등




로머가 돌연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은 연구방법론 등을 놓고 WB 내에서 빚어온 불화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WB의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의 방법론이 정치적 의도로 조작됐을 수 있다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보고서의 신뢰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그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보고서에서 어떠한 조작된 수치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발언이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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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머는 또 보고서의 문법과 간결성 등 사소한 사안에서도 계속해서 직원들과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WB 보고서가 ‘그리고’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사용한다며 직원들에게 화를 냈으며 이를 계기로 그는 취임 1년 만에 관리 책임을 박탈당한 데 이어 최근 몇 달간은 은행 연구부서가 아닌 다른 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혼자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몇 달 전 FT와 주고받은 e메일에서 그는 “WB에 있는 동료들은 뻔뻔한 자기 홍보에만 열을 올린다”며 “동료들은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것들을 공공연하게 사실인 양 말하고 다니는데 나는 이렇게 전문적이지 못한 사람들을 이제껏 보지 못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그가 WB가 하는 연구에 환멸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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