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우선주의 No"...한목소리 낸 '메르크롱'

마크롱 "보호무역, 세계화 막아"

다보스서 메르켈과 보조 맞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다보스=신화연합뉴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다보스=신화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다보스=AFP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다보스=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자유무역을 강조하며 한목소리로 유럽의 역할을 주문해온 ‘메르크롱(메르켈과 마크롱의 이름을 딴 수식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에 맞서기 위한 단합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의 새로운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을 통해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며 다보스를 ‘미국 우선주의’로 물들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보호무역이 거듭될수록 우리가 그동안 세계화를 통해 얻은 바를 잃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다보스에 내린 폭설이 기후변화의 증거라며 온실가스 감축에 미온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꼬기도 했다.


이는 그에 앞서 특별연설을 통해 트럼프 정부를 비판한 메르켈 총리와 맥을 같이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보호무역주의는 전 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해답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비판하고 아프리카에 대해 “우리는 식민지 시절 (아프리카에) 많은 빚을 졌다. 아프리카를 돕고 경제 발전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며 앞서 아프리카를 ‘거지소굴’로 부른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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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는 특히 “온난화 등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강한 EU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지난해 프랑스 대선에서의 마크롱 당선이 “우리를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추동력이 됐다”고 마크롱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독일과 프랑스가 법인세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여파로 미국 기업들의 자금이 본국으로 회귀하는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가 앞장서서 글로벌 세율 인하 경쟁에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두 정상의 연설에 대해 “메르켈과 마크롱이 전달하려는 분명한 메시지는 ‘이봐, 트럼프! 유럽이 돌아왔다(Hey, Donald Trump! Europe’s back)’는 것”이라며 “그들이 연설 무대에 함께 있지는 않았지만 같이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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