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바꿨다. 픽업트럭 모양만 제외하면 성능·디자인·소음·주행력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진보했다. 요즘 국산차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쌍용차(003620)의 ‘렉스턴 스포츠’ 이야기다.
코란도 스포츠 이름을 렉스턴 스포츠로 바꾼다고 할 때는 대부분 반신반의했다. ‘상남자’의 차, 하지만 진동과 소음 때문에 도심에서 매일 타기는 어려웠던 그 차가 얼마나 달라질까. 그런데 쌍용차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지난 17일 강원도 춘천에서 진행된 렉스턴 스포츠 시승행사장에서는 쌍용차가 이 차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중형 SUV라고 하지만 웬만한 대형 SUV 크기를 뺨치는 웅장한 디자인, 20인치 휠의 존재감에 G4 렉스턴의 디자인을 계승한 전면부, 그리고 세련된 크롬 장식은 상남자를 위한 이 차의 DNA를 유지했다. 3,100㎜에 이르는 광활한 실내 공간에 고급스러워진 실내 꾸밈새, 동급 최대 크기인 7인치 실내 디스플레이, 다양한 기능이 장착된 계기판, 가죽 대시보드 등은 쌍용차가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여기에 1,101ℓ 무게로는 400㎏까지 적재가 가능한 데크까지 있다. 그런데 가격은 2,320만원부터다. 쌍용차가 티볼리로 보여준 판매 성공 방정식을 또 한번 보여주려는 듯했다.
아무리 가성비가 좋아도 성능이 별로면 소용이 없다. 하지만 이 차는 e-XDi220 LET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181마력을 내고 최대토크 40.8㎏·m다. 고속도로에서도 시속 100㎞까지는 무리 없이 치고 나간다. 그리고 정말 조용해졌다. SUV처럼 매일 타는 차로 써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다만 코란도 스포츠에서 느낀 파워풀한 힘은 좀 약해졌다. 시속 100㎞ 이상에서는 잘 치고 나가지 못했다.
렉스턴 스포츠의 진가는 오프 로드에서 드러난다. 필요에 따라서는 4H, 4L로 전환해 달릴 수 있다. 경사로 저속주행장치(가변형 HDC)가 있어 내리막길도 무리 없다. 빙판에서 속도를 내다 급제동을 해도 제동보조장치(BAS)가 작동돼 안심이 됐고, 30도 이상의 사면경사로도 가뿐하게 주행했다.
화물차로 등록 가능해 연간 자동차세가 2만8,500원에 개인 사업자 부가세 환급(차량가격의 10%)까지 받을 수 있다. 캠핑이나 산행을 즐기고 아웃도어 로망이 있는 3040 가장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한다. /춘천=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