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조직적 도핑(금지약물 복용) 파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소속 선수들의 불참 등 악재에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로 치러지게 됐다.
2월9일 오후8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 펼쳐지는 평창올림픽은 출전 선수 엔트리 등록을 29일 마감한다. 28일까지 사상 최대 규모 선수단을 파견하겠다는 나라가 늘고 있어 무난하게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 참가국과 최다 출전 선수 기록을 쓸 것으로 보인다. 종전 기록은 2014 소치올림픽의 88개국 2,800명이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사전 등록 국가는 최대 95개국, 선수는 3,000명에 가깝다”고 밝혔다.
평창올림픽은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남자 아이스하키에서 세계 최고 리그인 NHL의 참가가 불발되는 등 대형 악재가 여럿이었다. 올림픽 기간 리그 파행을 우려한 NHL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끝내 협의에 이르지 못했다. 평창올림픽에는 과거 NHL에서 뛰었던 선수나 세계 2위 리그인 KHL(러시아대륙간리그) 소속 선수들은 참가한다. 러시아의 국가 주도 도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출전이 금지될 뻔한 일도 있었다. 그러나 IOC가 러시아 국기와 국가 등만 금지하기로 한 발 물러서면서 러시아 출신의 개인 자격 선수 169명이 평창을 찾는 것으로 매듭지어졌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알리나 자기토바, 남자 아이스하키의 일리야 코발추크·파벨 다추크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부분 참가한다. 출전 불가 처분을 받은 남자 쇼트트랙 빅토르 안(안현수)은 IOC에 징계 사유를 알려달라는 공개서한을 보낸 상태다. 러시아 선수는 안방올림픽이던 소치 때보다 63명이 줄었지만 역대 네 번째로 많은 선수를 평창에 보낸다.
미국은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역대 단일 국가 중 가장 많은 242명의 선수를 평창에 파견한다. 230명을 보내는 캐나다가 이번 대회 두 번째로 선수 규모가 크며 영국도 자국 최다인 59명을 평창에 보낸다. 영국은 메달 5~10개를 획득해 평창에서 동계올림픽 신흥 강국으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일본(123명)과 북한(22명), 뉴질랜드(21명)도 자국의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 기록을 평창에서 경신한다. 지난해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일부 국가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후 북한 선수단의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이 급물살을 타면서 안전에 대한 걱정은 평화올림픽에 대한 기대로 바뀐 분위기다.
평창올림픽은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100개 이상(102개)의 금메달이 걸린 대회이기도 하다. 종합우승은 노르웨이·미국·캐나다·독일 등이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노르웨이는 역대 동계올림픽 메달 329개(금 118개)로 통산 메달 수에서 압도적인 1위다. 종합우승도 8차례나 차지했다. 노르웨이 다음이 미국이며 소치에서 6위로 미끄러졌던 독일은 1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