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의 주범으로 꼽히던 수요 부족 사태가 올해 주요 선진국에서 해소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의 소비가 늘며 재고가 넘쳐나는 ‘과잉생산’ 사태가 일단락되고 생산품이 모두 소진되는 선순환 구조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해 올해 선진국에서 수요가 공급을 10년 만에 추월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IMF가 경제 선진국 3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이들의 총수요에서 총공급을 뺀 수치(수급 갭)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0.1%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가 공급량을 뛰어넘어 재고가 부족해진다는 뜻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에는 이 수치가 -3.9%(1조5,000억달러)를 기록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올해 독일은 1.0%, 미국이 0.7%를 기록해 모두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이 수치가 2009년 -7.3%까지 떨어졌지만 올해에는 -0.7%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일본은행도 올해 일본에서 초과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지난 수년간 이어진 양적 완화 정책과 뒤따른 경기 회복 등이 수요 부족 사태 해결의 원인이 됐다. 신문은 “수요가 부족하면 경기가 침체되고 이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진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돈을 풀고 재정을 투입한 후 세계 경제의 동반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수요를 진작시키려는 선진국의 노력은 물가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선진국의 물가 상승률 평균치는 목표치인 2%를 밑돌았지만 IMF는 내년 물가 상승률이 2%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미국 등 선진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경우 수요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현 확장세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신문은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다 하더라도 선진국과 중국·신흥국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선진시장에서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무리”라며 “수요 초과 외에 물가 추이와 금리 인상 속도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