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이 오랜 숙원이던 단일 항공시장 구축에 돌입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55개 회원국을 거느린 아프리카연합(AU)이 이러한 계획의 초안을 공개했으며 회원국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나이지리아·케냐 등 23개국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단일 항공시장은 회원국 간 자유로운 비행을 허용하는 유럽공동비행구역(ECAA) 모델을 따를 방침이다. 데이비드 카잔지 AU 교통관광분과장은 “아프리카에서 항공은 호화 교통편에 속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누구든지) 주말 동안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다”며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일”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가 단일 항공시장 구축에 나선 것은 지난 1988년 첫 논의가 진행된 지 30년 만이다. 이후 44개국이 항공산업을 자유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 1999년 비슷한 프로젝트가 추진됐지만 실행되지는 못했다.
아프리카에 단일 항공시장이 들어서는 것은 그동안 항공기가 비효율적으로 운항되면서 역내 국가는 물론 해외 이용자들의 불편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는 국가 간 항공 연결편이 열악해 대륙 내에서 이동할 때도 유럽이나 중동을 경유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영국 자문회사인 항공경제의 팀 쿰스 상무이사는 정부 소유 항공사들이 아프리카 항공시장을 주도해온 점을 지적하면서 “이는 상업적 목적에 맞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여행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내 항공이 자유화되면 운임은 최대 30%까지 낮아지고 일반인들의 이용 부담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항공운영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옮겨가면서 높은 가치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2015년 아프리카민간항공위원회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연구 결과 항공이 자유화될 경우 역내 경제규모 상위 12개국에서 13억달러(약 1조3,850억원)의 경제적 가치와 15만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