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반포 3주구 시공사 선정 입찰에 현대산업개발 1곳만 입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11월 역시 현대산업개발 1곳만 입찰해 정상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재입찰은 대우건설이 추가로 참여해 경쟁구도가 성립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대우건설이 입찰을 포기함에 따라 두 번째 유찰된 것이다.
반포 3주구는 현재 5층의 1,490가구를 최고 35층, 17개 동, 2,091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며 공사비만 약 8,000억원에 달하는 강남권 대형 사업장이다. 같은 1단지 소속의 1·2·4주구에 비해 한강 조망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저평가되기도 하지만 구반포역세권이라는 입지, 반포중·세화고 등의 우수 학군에 속하는 덕분에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시공권 선정 과정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며 세 번째 역시 유찰돼 수의계약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는 올해부터 적용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앞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초과이익환수부담금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은 바 있는데 반포 3주구는 최고가인 8억4,000만원을 부담하게 될 단지로 유력 추정되기도 했다. 물론 정부의 조사 결과가 확실하지 않다는 가정을 하더라도 재초환 환수금이 당초 예상치와 차이가 큰데다 건설사들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추가 리스크가 생겨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건설사들이 사업 수주를 꺼려 한다는 분석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도급제라고 해서 완전한 도급만 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재건축 부담금을 조합원이 낸다고 하더라도 이에 수반하는 마감재 처리, 미분양 처리 등의 부담을 본계약 과정에서 건설사에 요구할 수 있어 위험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검경 등이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정 바람도 강남권 수주경쟁에 뛰어들기에 주춤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반포 3주구는 현대산업개발이 오랜 기간 공들여온 사업지라는 점도 다른 건설사들의 입찰을 머뭇거리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액의 논란이 커지면서 반포 3주구를 바라보는 부동산 시장의 평가도 차가워지는 분위기다. 반포동 R공인의 한 관계자는 “반포 3주구 전용면적 72㎡의 시세는 19억~19억4,000만원”이라면서 “정부의 재건축 부담금 추정치가 반포 3주구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매수자 문의가 뚝 끊겼다”고 전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