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6·25 전사자, 68년만에 아들 품으로

국방부, 故 김재권 일병 유해 전달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가 30일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고(故) 김재권 일병의 아들 김성택씨(왼쪽)의 강릉 집을 찾아 아들에게 위로패를 전달하고 있다./연합뉴스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가 30일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고(故) 김재권 일병의 아들 김성택씨(왼쪽)의 강릉 집을 찾아 아들에게 위로패를 전달하고 있다./연합뉴스




고 김재권 일병 ./사진제공=국방부고 김재권 일병 ./사진제공=국방부


6·25전쟁 당시 국군의 북진을 위한 공병작전을 하다가 전사한 병사의 유해가 68년 만에 얼굴도 모르는 아들의 품에 안긴다.


30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건설공병단 소속으로 전사한 고(故) 김재권 일병의 아들 김성택씨의 강원도 강릉 집을 찾아 전사자 신원확인통지서, 국방부 장관 위로패, 전사자 유품 등을 전달했다. 지난 1924년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김재권 일병은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결혼 2년째의 신혼이었다. 당시 그의 아내 전옥순씨는 임신 중이었다. 제주도에서 훈련을 받은 김 일병은 건설공병단에 배치됐고 1950년 10월15일 경기도 가평 일대에서 공병작전을 하던 중 북한군 비정규 요원의 공격을 당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군은 김 일병의 유해를 수습하지 못했고 가족에게 전사통지서만 전달했다. 김 일병의 유해는 그로부터 58년이 지난 2008년 5월 가평 북면 적목리에서 발굴됐다. 그러나 신원을 추정하게 해줄 유품 등이 없는데다 유가족의 유전자 정보도 없어 신원 확인을 하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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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김 일병의 아들 김성택씨가 2016년 국립서울현충원에 부모님의 합동 위패 봉안을 신청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김씨의 유전자 정보가 김 일병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추가 검사를 거쳐 이들이 부자 관계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름 없는 6·25 전사자 유해 1구의 신원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김씨는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온몸이 저리고 가슴이 먹먹했다.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과 함께 ‘내게도 아버지가 있다’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국방부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김 일병의 유해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계획이다. 유해발굴감식단이 지금까지 유해를 발굴해 신원을 확인한 6·25 전사자는 모두 127명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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