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열병식 강행·금강산 행사 취소..정부 '북미대화' 구상 차질

■ 北 금강산 공연 취소 영향은

이산 상봉·군사회담에도 악영향

평창 이후 대결구도 조성할 수도

도종환(왼쪽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들어서며 북한의 금강산 행사 취소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도종환(왼쪽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들어서며 북한의 금강산 행사 취소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0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의 방남 일정을 일방적으로 변경했던 데 이어 29일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공연 일정까지 갑자기 취소하는 등 남북 합의를 무시한 결정을 잇따라 내리면서 ‘포스트 평창’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재개된 남북대화를 북미대화로 연결해 한반도 비핵화 논의까지 끌고 간다는 게 우리 정부의 청사진이지만 북한의 신뢰할 수 없는 태도가 변수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①열병식 강행에 금강산 공연 일방 취소=북한의 일정 변경에 대한 배경 추측은 분분하다. 우선 다음달 8일 건군절 열병식에 대한 남측의 비판 여론을 내정 간섭으로 인식하고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리 정부가 금강산 문화회관에 경유를 반입할 경우 대북 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문제 또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이를 계기로 대북 제재 완화 등을 요구했으나 우리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자 불만을 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 주민도 참석하는 행사에 우리 측에서 K팝 공연을 준비하자 북한이 부담스러워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의 일방적 처사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나 이로 인해 북미대화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정부 당국자는 물론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미국, 특히 강경파들은 북한을 신뢰할 수 없는 상대로 계속 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이런 행동은 미국 강경파에 북한은 대화 상대가 아니라는 확신을 더 줄 뿐”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②이산가족 상봉, 군사회담 등에도 악영향=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북한의 결정에 대해 비판을 쏟아낸 데서 알 수 있듯 북한의 종잡을 수 없는 태도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축 시나리오에 상당히 큰 부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림픽을 마무리한 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고 이를 계기로 문화교류 확대, 이산가족 상봉 재개, 군사회담 개최 등에 잇따라 나서 긴장 완화 국면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지만 북한이 불신을 키우는 태도를 계속 보일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에서 우리 정부가 눈치를 보며 후속 스케줄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③평창 이후…남북관계 되레 더 나빠질 수도=북한의 이 같은 태도에도 불구하고 평창올림픽 선수단 및 응원단 파견 등은 애초 합의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 명시한 만큼 북한 입장에서는 핵심 과제라는 점에서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얻을 게 없고 북미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당장 오는 4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면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올림픽 기간 남북한 간에 해빙과 화해 모드가 조성되더라도 대회가 끝나고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되면 결국 남북관계는 시험대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어 북한 정권 수립일인 9·9절 전후 북한의 신형 인공위성 발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채택, 태평양 핵실험 강행 등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정영현·박효정기자 yhchung@sedaily.com

정영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