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해외직구 증가의 그늘...폭증하는 마약밀수

국제우편·화물특송 주로 이용

작년 적발 16% 늘어 역대최고



지난해 8월 인천세관은 베트남에서 특송화물로 들어온 어린이 자전거를 유심히 살폈다. 사전정보 분석 결과 마약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자전거를 이리저리 뜯어보던 중 안장을 몸체에서 분리해 뒤집어보자 틈새에 꼬깃꼬깃한 비닐 뭉치가 보였다.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이었다.

최근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늘면서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을 통한 마약 밀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마약 안전지대’로 알려진 한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청이 30일 발표한 지난해 마약류 밀수단속 동향에 따르면 마약 밀수는 지난 2016년보다 12% 늘어 역대 최고치인 429건을 기록했다. 압수품은 38% 급증한 69.1㎏으로 시가 880억원어치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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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유입 경로는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이 주로 활용됐다. 국제우편 적발 건수가 270건(6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특송화물 83건(19%), 여행자 73건(17%) 순이었다.

특히 특송화물은 전년 대비 건수와 중량이 각각 38%와 140% 급증해 각별한 감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미군사우체국(JMMT)의 간이 통관절차를 악용해 주한미군 등이 시리얼 상자에 메스암페타민 8㎏(240억원어치)을 들여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품목별 압수량은 메스암페타민이 30.9㎏으로 가장 많았고 대마초·대마제품(13.6㎏)이 뒤를 이었다.

관세청은 마약 밀반입을 차단하기 위해 주요 공항만 세관에 엑스레이 검색기와 일회용 마약 탐지기 등 장비와 인력을 확충하고 우범 여행자·화물에 대한 정밀검색을 강화하기로 했다.

세종=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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