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달라진 신동빈號...'각개전투'서 '원 롯데'로

사장단 회의 사흘만에 팀장회의

질적 성장·글로벌 사업 확대 등

2,000여명 모여 '뉴 비전' 공유

위기감·혁신요구에 원롯데 강조

롯데그룹이 최고경영진부터 계열사 직원까지 신동빈 회장이 제시한 뉴 비전을 재빠르게 공유하면서 ‘뉴 롯데’를 향해 똘똘 뭉치고 있다. 경영권 분쟁과 총수 일가 비리 사건, 중국 사업 침체라는 ‘내우외환’을 겪으면서 어수선했던 그룹이 신 회장을 구심점으로 일사불란하게 ‘하나 된 롯데’로 집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은 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2,000여명의 계열사 팀장들이 모인 가운데 ‘롯데 팀장 콘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마곡 중앙연구소에서 신 회장을 비롯한 4개 BU장, 국내외 계열사 사장단 등 그룹 핵심 경영진 70여명이 모여 ‘롯데 가치 창출 회의(VCM·Value Creation Meeting)’를 연 지 사흘 만에 실무책임자들까지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이날 콘퍼런스 주제 역시 VCM에서 다뤘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뉴 롯데 가치 창출자(New LOTTE Value Creator)’로 정했다. 롯데의 지속 성장을 위한 가치 창출 방안을 고민하고 VCM의 주요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였던 것.


지난 1월31일 VCM에서 신 회장은 ‘질적 성장’을 새로운 비전으로 강조하면서 핵심역량 강화, 글로벌 사업 확대, 브랜드 가치 제고를 ‘뉴 비전’ 달성의 세 가지 과제로 제시했다. 콘퍼런스에서도 이봉철 롯데지주(004990) 재무혁신실장 사장과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 부사장이 재무 중점관리 사항과 그룹 경영현황, 질적 성장 방향에 대해 강연하고 민형기 롯데컴플라이언스위원장이 투명경영을 주제로 발표하는 등 신 회장과 그룹 수뇌부의 생각을 공유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

황각규(왼쪽 여섯번째)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롯데 팀장 콘퍼런스’에서 올해의 팀장 시상식에서 수상한 각 계열사 팀장들을 축하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31일 그룹 최고경영진이 모인 ‘롯데 가치 창출 회의’와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제시한 ‘뉴 비전’을 재빠르게 공유하고 ‘하나 된 롯데’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지주황각규(왼쪽 여섯번째)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롯데 팀장 콘퍼런스’에서 올해의 팀장 시상식에서 수상한 각 계열사 팀장들을 축하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31일 그룹 최고경영진이 모인 ‘롯데 가치 창출 회의’와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제시한 ‘뉴 비전’을 재빠르게 공유하고 ‘하나 된 롯데’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지주





이처럼 신 회장이 자신의 새로운 경영철학을 사장단부터 전 계열사 직원들까지 발 빠르게 공유하고 나선 것은 그룹을 둘러싼 위기감이 만만찮다고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사업이 한중 관계가 복원되는 과정에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국내외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다. 신 회장은 이런 위기감을 경영진뿐만 아니라 전 직원이 인식하고 다 함께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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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다음달 13일 ‘최순실게이트’와 관련한 신 회장의 선고공판이 예정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애초 선고공판은 지난달 초 예정됐지만 한 달 정도 연기됐다. 불안감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각개전투’ 조직이 아닌 ‘원 롯데’를 부각함으로써 조직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았지만 ‘생애주기 가치 창조자(Lifetime Value Creator)’라는 ‘뉴 비전’을 선포한 후 대내외 악재에 밀려 구체적인 혁신 움직임이 적었던 만큼 올 초부터 ‘혁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신 회장 역시 올해를 ‘New Vision 실행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과 롯데그룹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롯데의 달라진 모습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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