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세브란스병원 화재로 한때 300여명 긴급대피

연기 마신 환자 등 8명 다른 병원·병동 이송

스프링클러·방화벽 자동작동…4분만에 신고

부인과 옥상 대피 박지원 "신속대응에 감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본관 3층 식당에서 3일 오전 불이나 연기 등 유독가스를 들이마신 8명이 다른 병원·병동으로 이송됐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3일 소방당국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오전 7시56분께 본관 3층 건물 우측 5번 게이트 천장에서 불이 나 환자와 보호자·직원 등 300여명이 한때 옥상과 건물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불은 약 2시간 만인 9시59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병원 3층에는 외래진료실과 푸드코트·음식점 등이 있고 입원실은 7층부터 있다. 이날 불로 유독가스를 들이마신 8명이 병원 내 다른 병동이나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중 암 환자 등 2명은 건물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소방헬기로 옮겨졌다. 외래진료는 연기됐다. 토요일이라 본관에는 수술 일정이 잡힌 게 없었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이날 오후 1시 브리핑에서 화재 발생 이후 오전 8시 2∼5분께 본관 전층에 대피 안내 방송을 했으며, VIP 병실이 있는 본관 20층에만 방송이 안 돼 간호사들이 대피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발화지점이 푸드코트로 알려졌다가 본관 3층 5번 게이트 천정으로 정정된 데 대해 병원 측은 “최초 발화지점과 떨어진 환기구(덕트)에서 2차 발화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화 원인은 아직 공식 분석이 나오진 않았지만 소방당국 등은 전기 합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오전 7시57분 소방시스템에서 이상신호가 발견돼 현장에 가서 푸드코트 연기를 발견한 담당자가 오전 8시1분 자체 지침에 따라 ‘코드레드’를 발령하고 소방서에 신고했다. 화재 직후 스프링클러 등 진화기구와 방화벽 등은 자동 작동됐고 소방당국의 발 빠르게 진화에 나서 피해가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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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직후 본관 병동 환자들은 평소 훈련지침에 따라 다른 병동으로 이동했다. 화재 당시 응급실에 있던 환자 31명 중 경증환자 14명은 퇴원했고 호흡기를 달고 있던 2명은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응급실 2층 입원실에 있던 환자 15명은 암병원 쪽으로 대피했다가 복귀했다.

화재 신고를 접수한 지 3분만에 출동하고, 출동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은 소방관 등 인력 295명과 소방차 등 장비 87대를 동원해 진화·구조 작업을 펼쳤다.

한편 옥상 대피자 중에는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과 뇌종양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한 박 의원의 부인도 있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세브란스병원 본관 3층 식당에서 8시경에 화재가 발생, 8시 10분경 간호사 및 병원 직원과 출동한 소방관의 안내로 21층 옥상으로 질서 있게 피신했다가 1시간 10분 만에 병실로 무사 귀환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신속출동한 소방관이) 피신을 안내하고 계단을 못 오르시는 환자는 소방관들이 업어서 피신시키고, 간호사와 병원 직원들이 담요 등 침구를 가져와 환자들 돌봤다”면서 “화재가 진압됐으나 연기를 빼내는 작업 중이니 기다리라는 안내방송이 나오는 등 소방관과 병원 의사·간호사 직원들이 100% 완전하게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제 아내는 오한이 들어 간호사 직원들이 가져다준 담요를 두 겹으로 싸고 앞뒤로 껴안아 보호했다”면서 “입원실로 돌아와 체크하니 정상이라 한다. 신촌세브란스병원 화재관리 최고다. 신속대응한 소방관님께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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