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울산산단 '땅속 시한폭탄' 낡은 지하배관 통합 관리 지지부진

화학·가스·송유관배관 많고

60%가 매설된지 20년 지나

지진 등 발생땐 사고위험↑

"고도화 사업 서둘러야 " 지적

지하에 묻힌 낡은 배관들은 지진 등으로 인해 언제든지 사고가 날 수 있어 ‘땅속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특히 화학업체가 밀집한 울산 국가산업단지 지하엔 1,774㎞에 이르는 배관이 묻혀 있는데, 대형사고 위험을 가진 화학(821.1㎞), 가스(572.2㎞), 송유관(158.9㎞) 등이 대부분으로 매설한 지 20년 지난 배관이 60%가 넘으며 오래된 것은 50년이 된 것도 있다. 이들 위험물질 배관을 단계적으로 지상으로 끌어내 통합 관리하는 고도화작업이 절실하지만, 사업은 더디기만 하다.

4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은 최근 ‘국가산단 지하매설배관망 통합관리체계 구축사업’ 연구과제 합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안전전문기관과 입주기업체 등 관련 기관이 모두 참석한 이 자리에서 ‘울산·온산 지하배관 포화에 따른 추가배관 설치방안’을 주제로 하이테크엔지니어링이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용역은 지하에 묻혀있는 오래된 관과 새로 설치하는 관을 통합해 단계적으로 지상에 설치하는 사업(통합 파이프랙 구축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내용이다. 용역 결과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했을 때 비용편익비(B/C)이 0.94였다. 시설 공사비와 부대비용을 포함해 전체 4,205억원이 들어가지만, 참여 기업체가 낮아 경제성이 없다는 결과였다. 반면 안전사고를 고려한 사회적 비용 절감을 포함해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B/C가 1.18로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용역을 맡은 하이테크엔지니어링은 “경제적 타당성 분석 결과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지지만, 사회적 환경 분석 결과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파이프랙 설치가 쉬운 구간을 우선순위로 선정해 단계별로 사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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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지난 2015년부터 논의되기 시작했지만 경주와 포항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나고 나서야 겨우 용역이 진행될 수 있었다. 배관 조사와 함께 기업체로부터 필요한 배관수요를 파악하고, 우선 지역을 선정하는 단계까지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가정해도 2022년에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센터장은 “파이프랙은 공단에서는 고속도로와 똑같은 필수 사회자본”이라며 조속한 사업 추진을 당부했다.

울산=장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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