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술 발전에 맞춰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에 나선 것을 겨냥한 전략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미 미국 내 주요 데이터센터와 서버 제조 업체에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4일 4세대(72단) 512기가비트(Gb) 3D 낸드플래시에 기반한 4테라바이트(TB) 용량의 기업용 SSD(SATA 규격)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기업용 SSD 핵심 기술인 펌웨어와 컨트롤러를 모두 자체 개발했다”면서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던 낸드 솔루션 개발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품은 20GB급 UHD 화질 영화 200편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과 초당 560메가바이트(MB)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속도를 갖췄다.
기업용 SSD 시장은 삼성전자와 도시바 등이 선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아마존·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 업체들과 휴렛페커드(HP)와 같은 서버 업체들이 공격적인 데이터센터 증설에 나서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기술을 원활하게 구현하려면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은 지난해 251억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SSD 시장 규모가 연평균 5.6% 성장해 오는 2021년에는 312억달러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업용 SSD로는 연평균 7% 성장할 것으로 IHS는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기업용 SSD 시장 진출을 상대적으로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 낸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강진수 SK하이닉스 낸드상품기획 담당 상무는 “성장세가 높은 기업용 SSD 시장에 적극 대응해 회사의 낸드플래시 수익성 개선에도 크게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