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이마트 야근율 0%대까지 ‘뚝’ … “오후 5시에 아이와 저녁 먹어요”

■신세계 주 35시간 근무 한 달

구내식당 테이크아웃 서비스 등

각종 아이디어 프로그램 성과

백화점, 전자문서 시스템 개선

계약서 작성시간 10분의 1로 줄여





신세계(004170)그룹이 주 35시간 근무 제도를 도입한 지 한 달 만에 야근율이 0%대까지 떨어지는 등 업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임원 결재 시 헛걸음을 줄이기 위해 임원 일정을 직원들까지 공유하는가 하면, 직원식당에 도시락 서비스까지 도입하는 등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제도가 효과를 발휘해서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2%였던 이마트(139480)의 본사 야근율은 지난달 0.3%로 떨어졌다. 오후 6시 30분 이후 퇴근자가 지난달에는 고작 5명 밖에 안 됐다. 또 팀별 회의실 이용 횟수는 기존 3회에서 1.5회로, 이용 시간은 2시간에서 1시간으로 각각 줄었다. 점포 상품 입고 업무 소요시간은 기존 5시간에서 2시간 30분으로 대폭 줄어든 반면, 사내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하는 근로자 수는 하루 140~150명에서 180~190명으로 40명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같은 효과는 제도 도입 이후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각종 아이디어 프로그램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집중근로시간제’, ‘PC 셧다운제’ 외에도 ‘임원 일정 공개 프로그램’을 최근 시행하면서 임원 부재로 헛걸음하는 시간을 없앴다. 이마트는 전 임원 일정이 사내인트라넷을 통해 공유 될 수 있는 ‘임원 스케줄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대상은 이갑수 이마트 대표를 포함한 전 임원이다.


직원 식당에서는 점심시간조차 아끼려는 직원들을 위해 최근 ‘테이크아웃’ 도시락 서비스도 개발했다. 회의·외근 등으로 식사를 챙기지 못한 직원들을 위해 식당 메뉴와 같은 도시락을 원하는 곳으로 가져가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마트의 직원 식당 이용률은 지난해 12월 대비 22%까지 늘었으며, 같은 기간 휴게실 카페 판매량은 하루 평균 304잔에서 218잔으로 2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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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조리 코너에서는 ‘자동김밥 성형기’도 운영 중이다. 자동 김밥 성형기는 김밥에 들어가는 밥을 기계가 직접 펴주기 때문에 기존 보다 현장 직원 업무 시간이 3분의 1로 줄어든다. 이마트는 연말까지 추가로 10개 점포에 해당 장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계산원 직원과 관련해서는 대기실 추가 증설, 다층 구조 계산대 효율화 등을 통해 편의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계양점과 포천점 등 40개 점포에 대기실을 추가 증설했으며, 앞으로 21개 점포에 대기실을 증설한다.

윤모(36) 이마트 경영관리팀 과장은 “사내 어린이집에 쌍둥이 아들 둘이 다니고 있는데, 근로시간이 1시간 단축되면서 오후 5시면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다”고 뿌듯해 했다.

다른 계열사도 업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자 문서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계약서 작성 시간을 10분의 1로 줄였다. 그동안 신세계백화점 바이어들은 백화점 내 영업을 위한 입점 계약서 연간 10만여 건을 일일이 작성·결재했다. 시스템이 개선되면서 3주 동안 꼬박 야근을 했던 이 업무는 이제 야근 없이 3일 만에 끝낼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신세계프라퍼티는 회의시간 기준을 아예 30분으로 정했고 회의실에 전자타이머까지 비치했다. 김정식 신세계백화점 지원본부장 부사장은 “줄어든 근무시간만큼 직원들의 업무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적인 근무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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