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내부에서 제이컵 주마 대통령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ANC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주마 대통령의 조기 사퇴 문제를 논의, 오는 7일 전국 집행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전국집행위는 86명으로 구성된 당내 최고위 기구로, 이번 의제는 주마 대통령의 향후 거취다. 이 기구는 주마 대통령을 포함한 당원을 강제로 국가 직책에서 퇴진하도록 할 권한을 지니고 있다. 2009년 집권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주마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까지다.
ANC의 최고위 인사 6명은 전날 주마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직을 내려놓고 부통령이자 신임 ANC 대표인 시릴 라마포사를 지지하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마 대통령은 ANC 지도자들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고 오는 8일 국정연설을 예정대로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ANC는 야당의 주마 대통령 사퇴 압박에도 의회 불신임 표결을 줄줄이 부결시켜왔지만 최근 라마포사 부통령이 ANC 대표로 선출된 직후 태도를 바꿔 사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라마포사 부통령을 사실상 대안으로 선택한 셈이다.
주마 대통령이 ‘버티기’에 성공하더라도 이달 말 의회의 불신임 투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남아공 의회는 이달 22일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부패 문제로 비판을 받아온 주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ANC 대표직에서 밀려나면서 당내 입지가 크게 약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