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지난해 말 정년퇴직하고 포항에서 전원생활을 준비하고 있는 선배를 지난달에 만나러 갔다.
선배와 저녁을 먹고 평소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불의 정원’을 방문했다.
불의 정원은 지난 2017년 3월8일 폐선된 철도 부지에 도시 숲을 조성하고자 관정 굴착 중 지하 200m 지점에서 천연가스가 분출되면서 불이 붙어 현재까지도 계속 타고 있다.
1976년 박정희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포항에서 석유가 나왔다고 발표했고 당시 고등학교 입학을 기다리고 있던 필자도 이제 우리나라가 부자가 됐다고 흥분한 기억이 있다.
그 뒤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서 포항은 잠시나마 한국을 산유국으로 만들 뻔했다가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리고 4년 뒤인 1980년 산유국의 꿈을 그린 ‘제7 광구’라는 노래가 나올 정도였다.
이후 한국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고 배웠고 대부분의 국민은 우리나라를 ‘비산유국’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 대한민국이 비산유국일까. 결론은 ‘아니다’다.
에경연이 있는 울산에는 대한민국을 2004년 세계 95번째 산유국으로 만들어준 ‘동해가스전1’이 있다. 동해가스전1은 울산 앞바다 남동쪽 약 58㎞ 지점에 있다.
동해가스전1은 하루 평균 생산량이 천연가스 약 1,100톤(약 34만 가구의 사용량), 초경질원유 약 1,000배럴(약 2만대의 자동차 사용량)로 1년 평균 매출액이 약 2,000억원 정도다.
동해가스전1은 2018년이 생산이 종료되는 시점이어서 한국이 올해부터 산유국 지위를 잃게 되는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이를 구한 것이 2014년 발견돼 2016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동해가스전2’이다. 동해가스전2 덕분에 우리나라는 오는 2020년까지 산유국 지위가 연장됐다.
산유국이라는 지위가 없으면 국제입찰이나 유전개발사업 참여가 제한되기 때문에 이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황금 개띠해라는 2018년 동해에서 큰 유전 하나가 발견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