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011780)가 지난해 4·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지난 2011년 이후 6년간 이어져 온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었다. 글로벌 합성고무 시황 악화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했던 금호석유는 중국발 환경규제와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의 수혜를 받으면서 지난해 3·4분기부터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도 10월 이후 50% 가까이 급등했다. 중국발 외부 호재가 이어지고 대우건설 지분 매각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까지 기대되는 만큼 올해도 금호석유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호석유는 전 거래일 대비 2,500원(2.44%) 하락한 10만원에 장을 마쳤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최근 들어 주가가 하락세를 타고 있지만 금호석유는 지난해 10월부터 글로벌 증시 조정이 본격화되기 전인 2일까지 47% 상승했다.
턴어라운드 배경에는 중국의 환경규제가 자리하고 있다. 시진핑 집권 2기를 맞아 중국은 환경보호를 향후 5년의 정책 기조로 결정했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석탄 생산량 감축으로 메탄올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으며 메탄올을 쓰는 중국 석탄화학 설비의 원가경쟁력이 낮아지며 가동률도 크게 줄었다. 중국 환경규제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페놀계 제품가격은 크게 상승했고 중국 내 합성고무 생산도 크게 줄었다.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재고 수준이 전반적으로 줄면서 금호석유가 수혜를 보기 시작했다.
중국발 호재에 금호석유는 지난해 3·4분기에 이어 4·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합성고무 공급량 확대와 함께 대체재인 천연고무 가격 하락으로 2012년부터 이어졌던 실적 해소를 단번에 해소했다.
4·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한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333.5% 증가한 950억원을 기록했다. 합성수지를 제외한 모든 사업부의 실적이 개선됐다. 페놀유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48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합성고무 부문도 24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4·4분기 화학제품별 가격으로는 중국 환경규제로 생산량이 감소한 페놀계 제품가격이 20~30% 급등했으며 에틸렌이 부족한 공급으로 인해 강세를 보였다”며 “중국 환경규제로 합성고무 가동 중단이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수요증가 대비 신규 증설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올해도 금호석유의 실적 전망은 밝다. 여기에 합성수지사업 부문 역시 중국의 가전 및 자동차 수요 증가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페놀유도체 사업 호황으로 영업이익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며 “올해도 합성고무·페놀·에너지 등 모든 사업부가 개선 추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합성고무 사업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합성고무의 경우 4·4분기 중국 시노펙치루(Sinopec Qilu)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원재료 가격은 하락한 반면 제품 가격은 유지돼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그러나 중국 합성고무 재고량이 크게 증가했고 치루 합성고무 공장이 1·4분기 말 재가동될 예정이어서 합성고무 영업이익이 다시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페놀유도체 사업의 이익 규모 확대로 2018년 금호석유의 연간 영업이익은 3,776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도 “그러나 합성고무 사업의 이익률 개선 가능성이 낮고 최근 주가 상승으로 기타 화학기업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