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조우였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싸고 국민의당이 둘로 쪼개진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통합 반대파가 만든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가 7일 만나 서로의 건승과 선의의 경쟁을 기원했다. 그러나 민평당이 요구해온 ‘반대파 비례대표 의원 출당’ 조치에 대해서는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당 대표실에서 조 대표를 만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국민의당과 민평당이 정책적 공통점이 많은 만큼 각자 열심히 해서 협력할 것은 하며 다당제를 지키자”고 말했다. 이어 “함께했던 의원과 당직자, 당원분들의 건승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취임 첫 날인 이날 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이어진 각 당 대표 예방 일정 중 가장 먼저 안 대표를 찾았다.
조 대표는 “덕분에 시일 내에 성공적으로 창당을 마쳤다”며 “(국민의당과) 원래는 같이 출발한 만큼 가는 길이 달라도 국회에서 함께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어제 안 대표께서 제 방에 축하 난을 보내주셨다”며 “진심으로 축하해주시는 걸로 믿겠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에서 두 대표는 통합 반대파 비례대표 의원의 출당 조치를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해당 의원들의 선택권을 존중해 달라”고 정중히 요청했지만, 안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번 입장을 피력했다. 다음 주 미래당의 새 공동대표 체제가 시작되어도 바뀌긴 어렵다”고 답했다고 신용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안 대표도 이후 기자들과 만나 “비례 의원들은 현재 당원권 정지상태”라며 “당원권 정지 및 당내 역할 부분은 차기 지도부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두 대표는 다만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관련 특별법’ 처리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하고 법안 통과를 위해 협조하기로 했다.
한편 거취에 관심이 쏠렸던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미래·민평 그 어느 곳도 가지 않은 채 무소속으로 남기로 선언했다. 손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당의 분열이 국민의당 창당 정신과 정체성을 훼손하고, 전국 정당으로서 합리적인 균형 추의 역할을 기대했던 호남 유권자들의 뜻을 받들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저는 어느 길도 따르지 않고 무소속으로 홀로 광야에 남을 것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손 의원의 선택에 안 대표는 “손 의원이 지역에서의 여러 사정으로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시간을 두고 미래에 대한 선택에서 함께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