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M&A 문턱에서 발빼는 호반…대우건설 인수 철회 가닥

8일중 인수 철회의사 산은 전달할 듯

돌발 해외플랜트 부실로 4·4분기 적자

부정여론 불구 매각 추진해온 산은도 '당혹'

대우건설대우건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8일 IB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이날 중 산업은행측에 인수 의사 철회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는 전날 발표된 대우건설 4·4분기 실적에 예상하지 못했던 3,000억원에 달하는 모로코 플랜트 부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로 이해 당초 7,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해 대우건설 영업이익이 4,373억원으로 줄었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실적이 공개된 이후 상당히 당혹해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실사 단계에서 해당 사업장 부실문제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IB업계관계자는 “해외경험이 부족한 호반건설이 해외 사업 리스크에 제대로 알지 못하고 가격협상에 나섰을 수 있다”며 “모로코뿐만 아니라 다수의 해외사업장에서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어 매수에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부실을 매개로 추가 가격 협상을 나서기보다는 현 단계에서 포기하는 게 부담이 덜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양측은 양해각서(MOU)나 주식매매계약(SPA)은 체결하지 않은 상태여서 매각의사를 철회해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매도자인 KDB산업은행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산은의 건설사 경영이 기업의 부실을 연장하고 공적자금의 낭비만 가져온다는 의지를 갖고 이번 매각을 주도했다. 정치권과 노조안팎에서는 헐값, 밀실, 특혜 매각이라는 비난을 제기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인수 직후 전영삼 산은 부행장이 언론 간담회를 열어 매각을 기정사실화하며 자신감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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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속내를 모르겠다”면서 “원칙적으로는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인수 과정에서 이미 호반은 김상열 회장이 해외 사업장의 부실을 문제삼아 왔다고 매각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난달 대우건설 매각 대상 지분 50.76% 중 우선 40%를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3년 내 추가 매입하는 조건으로 대우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지분 40%에 대한 매각가는 약 1조3,000억원이었다.

/노희영·이혜진·임세원기자 hasim@sedaily.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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