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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원진아 "'그사이' 해피엔딩에 만족, 이준호와 연기해서 좋았다"

배우 원진아에게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첫 드라마인 동시에 첫 주연작. 무려 1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자리인 만큼 기대도 컸고 그만큼 우려도 있었다. 드디어 시청자들과 만나는 날, 원진아는 하문수 그 자체였다. 앞으로 더 지켜보고 싶은 원석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원진아는 최근 서울경제스타와 만나 지난달 30일 종영한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극본 유보라, 연출 김진원) 종영 인터뷰를 나눴다.




/사진=조은정기자/사진=조은정기자


그는 우선 첫 드라마를 끝낸 소감으로 “반 사전제작 드라마였다. 작년 9월부터 촬영을 시작해서 3개월 정도 찍었는데도 방송에 안 나가니까 실감도 안 났다”며 “그런데 방송이 시작하고 나서는 너무 빨리 끝난 느낌이다. 두 달이 후다닥 지나갔다. 서운하기도하고 아쉽기도 하다. 5개월 동안 부산에 살면서 촬영을 했다. 헤어진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JTBC에서 3년 만에 부활시킨 월화극. 게다가 장르물이 범람하는 최근 경향과 달리 멜로, 사람사이 감정에 치중한 드라마였다. 첫 회 2.4%(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끝날 때까지 반등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냥 사랑하는 사이’를 끝까지 지켜본 시청자들은 작품의 완성도에 만족했고, 이는 배우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관계자나 감독께서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말씀하셨다. 시청률이 안 나올 수도 있는데 신경 쓰지 말고 상처받지 말고 마음 굳게 잡자고. 현장에서도 시청률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지는 않았다. 종방연 때도 고위관계자분들이 너무 잘했다면서 시청률 때문에 상처받았다면 신경 쓰지 말라고도 해주셨다. 덕분에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원진아는 작품의 퀄리티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브라운관에서 처음으로 보여줄 연기에 불안감이 컸다고. 그는 “방송 나가기 전에 편집본을 봤는데 너무 걱정이 되는 거다. 부족한 것만 보여서 아쉽더라. 이후에 음악이 들어가고 색이 보정되고 다른 선배들의 연기와 어우러지니까 생각한 것보다는 좋았다”며 “그래도 많이 부족했다. 혹시 민폐가 되지는 않을까 했는데 다들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다”고 겸손하게 말을 이었다.

“제가 연기를 잘해서 좋게 봐줬다기보다는 저라는 사람을 처음 보신 거니까 오히려 편하게 봐주신 게 아닌가 싶다. 낯섦에서 오는 것을 신선함으로 받아주신 것도 있고, 기대가 아니라 우려를 했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다고 봐주신 것 같기도 하다. 제 역할이 판타지가 섞이거나 특이한 캐릭터는 아니었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연기톤이 튀는 장면도 많이 없었다. 그래서 편하게 받아주신 것 같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붕괴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 멜로드라마. 원진아는 극 중 하문수 역을 맡았다. 하문수는 백화점 붕괴사고로 동생을 잃고 부모님에게도 맘 편히 상처를 꺼내 보이지 못한 채 혼자 아파하고 슬퍼하는 인물. 같은 사고를 겪은 이강두(이준호 분)를 만나 사랑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엔딩은 바라던 대로 나왔다. 상처를 받은 사람들인데 슬프게 끝나면 드라마 의도와 너무 다르지 않겠나. 둘은 계속 행복 하고 싶었으니까”라며 엔딩에 대해 만족감을 보이던 그도 사실 촬영 중간에는 불안한 마음이 컸다고. “강두가 계속 아프니까 감독님께 여러 번 준호오빠가 죽는 거냐고 물어봤는데 모른다고 하셨다. 준호오빠한테 물어봐도 모른다더라. 너무 불안하고 걱정됐다. 해피엔딩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마음이 편했다. 갈등이 고조되고 힘든 감정을 느끼면서도 나중에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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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아는 앞서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힐링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방송이 나가면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반대로 본인이 치유를 받기도 했다는 것. “문수가 울고 속상해한 날에는 방송 끝나고 SNS로 쪽지가 온다. 방송을 본 분들이 저에게 진아 씨라고 하는 게 아니라 문수 씨라고 하면서 속상해하지 말고 그만 울라고 말씀해주신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이 저를 위로해준다는 생각에 감사하면서도 짠했다”며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조은정기자/사진=조은정기자


시청자들과만 소통한 것은 아니었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연기의 합을 맞추며 느낀 점도, 배운 점도 많았다. 특히 멜로 호흡을 맞춘 이준호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고.

“오글거리거나 쑥스러운 멘트가 조금 있었는데 리액션을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다. 현장 분위기가 밝아서 부담스럽거나 불편하지는 않았다. 또 준호오빠가 대사를 담백하게 치는 편이었다. 그러다보니 생각보다는 덜 민망하더라. 촬영 전에는 어떻게 해야 하지 걱정했는데 막상 하면 덤덤하게 잘해주셔서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아이돌이라 부담스럽거나 걱정되지는 않았나”라는 질문에 “가수니까 흥이 많을 거라는 생각도 조금은 했다”고 대답했다. “감독님과 함께 실제로 처음 뵀는데 너무 진중하고 진지하고 무게감이 있는 분이더라. 생각했던 것보다 차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연히도 준호오빠의 전작을 다 봤다. ‘스물’ ‘협녀’ ‘감시자들’ 등. 노래보다는 연기를 최근에 접한 상태여서 자연스럽게 배우라고 생각이 들었다. 잘하는 분과 연기를 하게 돼서 정말 좋았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남녀주인공 이준호와 원진아가 자신들의 상처를 공유하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한 배우가 있다. 약장수 할머니 역으로 등장한 나문희다. 원진아는 “나문희 선생님과 연기를 하는 것은 너무 영광이었다”며 “확실히 선생님이 오시는 날은 현장에 긴장감이 생긴다. 저도 전날부터 더 긴장하고 준비도 열심히 하게 된다. 그러니까 평소보다 차분하고 안정적인 느낌으로 하게 되더라”라고 존경심을 내비쳤다.

“다정한 말도 많이 해주셨다. 제가 할머니를 만날 때마다 복숭아 캔을 들고 가는데, 매번 안 무겁냐고 물어보셨다. ‘컷’ 소리가 나면 하나 달라고 하면서 들어주신다. 손 차가우면 핫팩 잡으라고 신경 써주시고. 칭찬도 안 아끼셨다. 연기를 하면 ‘지금 좋았다’고 말씀해주셨다. 같이 연기를 하는 것도 영광인데 예뻐해 주시니 더 좋았다.”

원진아는 “본인이 잘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말에 “특별히 엄청난 장면도 아니고 함께 있는 장면이 많은 것도 아니었는데 힘내라고 해주신 말씀이 아닌가 싶다”고 대답했다. 나문희뿐만 아니라 현장의 모든 선배들이 작품처럼 따뜻했다고. ‘얘는 뭔데 처음부터 주인공이지’라는 생각으로 못할 때 혼을 내기보다는, 처음인데 힘들겠다며 배려해줬단다. 그는 함께 연기를 한 모든 선배들이 곧 롤모델이라며 앞으로의 바람을 이야기했다.

“모든 선배님들에게서 각기 다른 배울 점이 있다. 저에게는 상대배우들이 다 롤모델이다. 특히 나문희 선배님은 연세도 있으시고 부산까지 왔다갔다 힘드셨을 텐데 연기도 집중하시고 주변 환경까지 신경 쓰시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아직 멀었지만, 나문희 선생님처럼 계속 연기 생활을 하면서 상도 받고 후배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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