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환율시황] 이번엔 영국發 긴축 우려...美 증시 폭락에 원·달러 급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한 8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 모습. /AFP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한 8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 모습. /AFP


원달러 환율이 다시 1,090원대로 뛰어올랐다. 원엔 환율도 다시 1,000원대에 진입했다. 밤 사이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뉴욕증시가 또 한 차례 무너져내리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높아진 영향이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원10전 오른 1,098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 임금상승률이 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물가 상승 기대와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폈던 지난 5일(10.3원) 이후 가장 큰 변동폭이다.


이날의 원달러 환율 급등 출발도 뉴욕증시 폭락의 여파다. 밤 사이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4.15% 폭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3.75%, 3.9%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2.88%까지 치솟으면서 진정되는 듯했던 위험회피 심리를 다시 키웠기 때문이다.

투자 심리를 다시 위축시킨 것은 영국중앙은행(BOE)이다. 7일(현지시간) BOE는 영국 내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동결했다. 하지만 마크 카니 BOE 총재가 경제가 예상 경로를 유지하고 세계 경기 호조에 따른 물가 부담이 계속되면 긴축 시계를 더 앞당길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여기에 밤 사이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지표도 미국 내 고용시장 호조를 또 한 번 증명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전주보다 9,000명 감소한 22만1,000명으로 4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미국의 3월 금리 인상 전망은 한층 힘을 얻었고 시장 장기금리의 바로미터인 미 국채 금리가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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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회피심리는 외환시장도 뒤흔들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엔화가 급등하면서 달러엔 환율은 108엔대로 떨어졌다. 반대로 위험자산인 원화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에는 상승 요인이 됐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 흐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를 터치할 가능성도 있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다만 장 초반 원달러 환율은 상승폭을 줄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비싼 값에 달러를 원화로 바꾸려는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상단을 누르고 있다. 오전 9시54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094원10전에 거래되고 있다.

원엔 환율은 1,000원대로 뛰어올랐다. 원엔 환율(하나은행 기준)은 오전 9시55분 현재 1,005원10전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 종가보다 12원81전 높은 수준이다.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엔화는 몸값을 높이고 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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