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고무줄 집값 통계, 시장 불안 키운다

거래절벽 속 집값 산출방식 달라 착시현상 심화

감정원 "주춤" 부동산114 "반등" 추세 엇갈려

일부 단지선 집주인 가격담합으로 혼란 부추겨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고조되면서 한국감정원, KB국민은행, 부동산114 등 세 곳의 아파트 시장 통계의 방향성이 어긋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집주인들의 호가 담합까지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통계 왜곡이나 착시현상이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감정원, KB국민은행, 부동산114는 서울지역 2월 첫째 주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0.3%, 0.33%, 0.57%로 집계했다. 감정원은 정부의 시장 압박과 가격의 급등에 따른 피로감 탓에 1주 전보다 가격 상승폭이 둔화(0.31%→0.3%)됐다고 분석한 반면 KB(0.29%→0.33%)와 부동산114(0.54%→0.57%)는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의 상승기세는 꺾이지 않다고 본 것이다.

세 기관은 이런 차이가 통계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각 기관이 조사하는 아파트의 표본과 그 표본의 숫자도 다르고 시세 산정 방식 및 변동률 계산 방법 등이 상이하다. 가령 감정원은 각 지역 중개사들의 호가 시세 및 실거래가격과 직원의 현장 조사에 따라 집값을 산출한다. 표본 아파트 단지 별로 최소 2개의 협력 중개업소로부터 시세를 제공 받고, 전국 지사 직원들이 실거래가 등을 반영해 시세를 보정한다.

이에 반해 부동산114는 각 단지별로 협약을 맺은 한 곳의 협력중개업소가 시세를 입력하면 이를 종합해 산술평균으로 해당 지역의 집값 변동률을 구한다. 이에 따라 단지규모가 크고, 고가의 아파트의 변동률이 클 때 부동산114의 변동률 폭이 한국감정원보다 높게 나타나게 된다. KB부동산도 산술평균을 사용하고, 세대수별로 또 상한가, 하한가, 평균가 별로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한다.

이에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각 기관이 1~2주 차이가 나는 것은 종종 있었던 경우”라면서 “그러나 시계열적으로 장기간 추세를 보면 방향성이 비슷하게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추세마저 엇갈리고 있어 혼란을 준다는 점이다. 감정원의 서울 아파트 시세는 1월 셋째 주와 넷째 주 상승폭이 확대됐다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및 재건축 연한 강화 등의 정책이 나온 이후 주춤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반면 부동산 114는 1월 셋째주와 넷째주 하락세를 나타내다 2월 들어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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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불일치는 최근 정책 변수가 돌발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거래 절벽 상황에서 호가와 실거래가가 크게 벌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시장에 나온 매물이 바닥난 상태에서 실거래는 소수에 그쳐 호가 위주로 시장이 흘러가는 비정상적인 분위기가 통계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또 특정 단지의 변동폭이 큰 경우 그 단지 시세를 언제 반영하느냐에 따라 해당 지역의 변동률이 크게 엇갈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 서초구다. 서초구의 경우 반포 주공1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재건축 장기보유자 거래 허용 등으로 인해 최근 가격 변동이 극심한 곳이다. 부동산114는 이에 대해 최근 거래가 허용된 반포 1단지(1·2·4주구)의 시세를 반영하면서 지난주 주간 변동률이 1.13%에 급등했다고 집계했다. 반면 감정원은 오히려 서초구 시세가 4주 연속 하락세(0.81%→0.78%→0.69%→0.45%)를 보였으며 KB시세의 경우 횡보(0.32%→0.34%→0.25%→0.34%)하고 있다. 세 기관에서 밝힌 아파트 시장 흐름이 다른 게 나타난 것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하되 거래가 없을 때는 거래 가능한 금액으로 시세를 정하는 게 원칙”이라며 “다만 거래 가능한 금액이라는 게 시장 분위기에 따라 매도가가 더 반영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호가는 오르는 데 실거래가 중단된 상황에서 부동산 114의 시세가 호가 위주의 상승 흐름을 더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 호가를 과거처럼 실거래가 따라 갈 경우 감정원과 KB시세 역시 후행적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일부 지역의 경우 매도자들의 가격 담합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가격 왜곡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거래가 없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집값을 담합하면 중개사들이 전하는 시세가 왜곡이 안된다고 보기 힘들다”며 “시장 불안정에 따른 통계 착시가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이완기기자 hasim@sedaily.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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