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포항서 규모 4.6 여진 발생…부상자 발생 등 지진피해 신고 약 20건

전국적으로 1,400여건 지진감지 신고 접수

긴급재난문자, 지진 후 7분 후 늦장 발송

11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일어난 뒤 포항시 북구 장성동 한 건물 외벽이 부서져 길에 파편이 떨어져 있다. /포항=연합뉴스11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일어난 뒤 포항시 북구 장성동 한 건물 외벽이 부서져 길에 파편이 떨어져 있다. /포항=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강력한 여진이 나타나 일요일 새벽 포항 시민들이 긴급 대피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번 지진으로 일부 시민은 부상을 입어 병원에 긴급 후송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11일 오전 5시 3분 3초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5km 지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북위 36.08도, 동경 129.33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4㎞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 지진의 여진이다”며 “이 지진 직후인 오전 5시38분 6초에는 포항시 북구 북서쪽 7㎞ 지점에서 규모 2.1 여진이 한 차례 더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포항 여진은 모두 84회로 늘었다. 이 가운데 2.0∼3.0 미만이 76회, 3.0∼4.0 미만 6회, 4.0∼5.0 미만이 2회다.

이번 여진으로 포항시와 소방당국에는 피해신고가 약 20건 들어왔다. 포항시는 시간이 지나면 피해신고가 더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고 구급 신고는 4건 들어왔다.

11일 오전 5시 13분께 포항 남구 포항공대 내 학생식당에서 이모(21)씨가 지진에 대피하던 중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또 비슷한 시간에 흥해체육관에 머물고 있던 한 이재민이 매우 놀라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 외에도 2명이 119에 도움을 요청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진이 난 직후 포항 북구 죽도동 한 가정집에서 담이 무너져 세워놓은 차가 부서졌다는 신고가, 죽도동 시티요양병원에서 수도배관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또 북구 장성동과 우현동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거나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고 주민이 신고했다. 나머지 10여건 신고는 지진으로 현관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11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나자 진앙과 가까운 흥해실내체육관에 있던 이재민들이 상황을 전하는 이강덕 포항시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포항=연합뉴스11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나자 진앙과 가까운 흥해실내체육관에 있던 이재민들이 상황을 전하는 이강덕 포항시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이날 지진 발생 후 전국에서는 모두 1,462건의 지진 감지 신고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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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에 따르면 오전 7시 현재 지역별 지진 감지 신고 접수현황은 대구 352건, 부산 321건, 경북 166건, 경남 107건, 경기 83건, 충북 78건, 서울 41건 등이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에서도 지진 감지 신고가 12건이 접수돼 이날 새벽 발생한 지진의 진동을 전국적으로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지진으로 전국 25개 원자력발전소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연구용 원자로의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포항 여진의 영향으로 지진경보가 발생하거나 수동정지한 원전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진앙지에서 42km 거리에 있어 가장 가까운 월성원전도 지진계측값(가속도)이 원전 지진경보 기준치(지표면 중력가속도의 100분의 1) 미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생한 지진은 포항 여진 중 가장 강력했지만 기상청 긴급재난문자(CBS)는 7분이 지나서야 발송됐다. 기상청은 “자동송출 시스템의 오류로 긴급재난문자가 수동발송된 것 같다”며 “행정안전부와 함께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지진 관측 약 51초 뒤 지진조기경보시스템의 자동측정결과를 반영해 오전 5시 3분 58초에 “규모 4.7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언론사와 유관기관에 속보를 전송했다. 이후 기상청 수동분석사가 수동으로 분석해 규모를 4.6으로 하향 조정해 오전 5시 8분께 다시 속보를 보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에게 전송되는 긴급재난문자는 지진 관측 후 6분 42초 뒤인 오전 5시 10분 44초에야 발송됐다. 지난해 포항 여진 후 “2018년까지 지진 발생 후 긴급재난문자 전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7~25초까지 줄이겠다”던 기상청의 발표가 무색했다.

한편 포항시는 규모 4.6 지진이 발생하자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행안부도 지진의 난 뒤 정부 차원의 비상단계를 발령해 지진 피해에 대응하고 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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